21세기의 상품은 어떤 특징을 가질까. 기술적 측면과 기능적 측면, 또 가격면에서 이제까지와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상품에 문화적 요소가 잔뜩 배어있을 것이라고, 그래야만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문화관광부가 10일 프레스센터에서 연 세미나 「상품의 문화화를 위한 21세기 전략」도 이런 전망속에서 우리가 준비할 것들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중한(李重漢) 한국문화복지협의회장은 『성공한 캐릭터나 상표가 창출하는 이미지가 새로운 문화산업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문화 산업의 현상을 소개했다. 이회장은 그 보기로 영화 스타워즈Ⅳ가 개봉도 하기 전, 2005년까지 스타워즈 이미지를 사용하는 대가로 펩시콜라로부터 25억달러를, 해스 브로스사로부터 캐릭터완구 제작 권리금으로 5억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회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상품의 이미지화에 성공하려면 상품이, 상품 마케팅이 「상상력」을 자극해야하며 우리의 문화산업도 상상력의 극대화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기(金永起)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상품이 「문화적 센스」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문화적 센스란 한 상품에서 그 상품을 둘러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지녀야 한다는 뜻으로 김 교수는 해석했다. 김교수는 따라서 상품에서 정신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등이 상품에 문화적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밝혔다.
홍성태(洪性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품의 문화화가 상품의 종류와 내용, 타깃에 따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구체적 보기를 들었다. 우선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보일러 광고에서 보듯 한국적 문화를 고취한 마케팅을 들 수 있다. 반대로 화장품 마케팅에서 프랑스의 이미지를 활용하듯, 문화적 배경을 역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힙합스타일을 미국 흑인가뿐 아니라 도쿄(東京) 멕시코시티 서울 등 전세계 10대들이 공유하는데서 확인되듯, 전세계적으로 형성된 동질 문화를 감안한 마케팅도 중요하다.
홍교수는 이중 어떤 것을 택하든 중요한 것은 상품의 이미지를 가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단순한 기계 뭉치가 아니라 사회적 위신, 개성, 애착심 등의 이미지를 산다』며 『상징적·문화적 의미로서, 다른 상품과 구별되는 그 상품만의 컬러, 독특한 이미지를 지닐 때 그 상품은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인(李淳寅)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본부장은 『21세기는 문화와 경제가 하나되는 문화경제의 시대이고 디자인산업은 이런 흐름을 가장 충실히 반영하는 핵심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블레어 총리가 영국이 세계의 디자인공장이 돼야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중요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이본부장은 설명했다.
이 경우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비가격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비가격 경쟁력의 기본 바탕이 바로 문화요, 디자인이라고 이본부장은 말했다. 이 본부장은 독일의 기계공업, 일본의 전자산업, 이탈리아의 패션산업 등은 그 배경에 그들 나라의 문화가 뒷받침돼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이본부장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전통의 단절과 디자이너의 의식 부재 등으로 세계에 자랑할만한 디자인을 창출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이본부장은 『따라서 우리 전통속에 내재해있는 자주적 창조력을 현시점에서 새롭게 파악하고 디자인 전문가들이 한국적인 것에 대해 지속적이고도 심도깊은 연구를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찬회 _ 새해 나라 살림과 정부개혁 과제 / 16일 오전7시30분 조선호텔 강연자 진 념 기획예산처 장관 / 21세기경영인클럽 (02)780-6096
■지방자치법 제정50주년 기념 콜로키움 / 16일 오후1시30분 한국과학기술회관 / 한국지방자치학회 (02)567-3372
■학술회의 _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향과 통일정책 / 17일 오후2시 부산대 상남국제회관 / 통일문제연구협의회 21세기국제정치학회 (02)901-2671
■세미나 _ 동티모르 파병의 외교안보적 의의 / 17일 오전7시30분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 / 새정치국민회의 안보위원회 (02)782-0834
■포럼 _ 21세기 새로운 한국시민사회 형성을 위한 연구 - 무엇을 할 것인가
/ 17일 오후7시 흥사단 대강당 / 나라정책연구회 (02)584-8664,5
■토론회 _ 문화예산 1%시대의 문화정책방향 / 17일 오후2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 / 한국문화정책개발원 (02)597-9326
■학술대회 _ 한국 출판디자인의 현실과 과제 / 17일 오후1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 / 한국출판학회 (02)712-9169
■세미나 _ 스포츠의 법적 환경과 제 문제 / 17일 오전9시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세미나실 / 동국대 법대 (02)2260-3224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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