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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철신화' 재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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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철신화' 재기할까

입력
1999.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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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만에 아들을 통해 종합제철의 꿈을 이루는 노(老)기업가」미국계 네이버스 컨소시엄이 한보철강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이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연합철강 전사주 권철현(權哲鉉·75)씨의 큰아들 권호성(權浩成·45·사진)중후산업 사장이 앞으로 한보철강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업계에서는 연합철강을 강제로 빼앗겼던 권씨 일가의 사연을 들어 『한보철강의 새 주인은 실질적으로 권철현씨』라며 권씨의 「연철(聯鐵)신화 재현」을 점치고 있다.

정태수(鄭泰守) 전 한보회장 일가의 몰락을 가져온 한보철강이 오히려 권현철 일가의 재기의 발판이 된 셈. 연철의 경영권을 가진 동국제강과 사사건건 대립해온 권씨 일가가 이번 한보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들어 동국을 꺾은 아이러니도 업계에서 화제다.

권씨 일가의 철강기업과의 인연은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77년2월 정권의 강압에 의해 자신이 창업한 연합철강을 국제그룹 계열사인 국제상사로 넘겨줬던 권씨는 연철을 되찾고 기업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20여년동안 와신상담해왔다. 80년 국제그룹 해체로 연철은 다시 동국제강으로 넘어갔고 권씨는 중후산업을 설립, 부동산임대 등으로 사업 명맥을 이어갔다.

하지만 노환으로 병석에 눕기 전인 90년대초까지만 해도 미국 일본 멕시코 등지의 철강회사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새로운 철강회사 설립을 준비하는 등 철강인으로서 부단히 움직여왔다. 한보철강 인수가 부친이 연합철강을 빼앗긴데 대한 한풀이라는 시각에 대해 권사장은 『투자가치에 따른 독자적 판단』임을 강조하면서 『병석에 계신 부친은 단지 인수결심과 과정에 대해 설명했더니 격려만 해주셨다』고 말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친 권씨는 미국 월가와 중남미 유럽금융시장에서 20여년 동안 펀드매니저로 활동한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져있다. /김호섭기자 drea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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