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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 열풍 "댄스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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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 열풍 "댄스댄스"

입력
1999.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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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하자면 「춤 혁명」으로 풀이되는 댄스오락기 「DDR」(Dance Dance Revolution)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백댄서를 꿈꾸는 10대들뿐이 아니다. 넥타이를 휘날리며 신나게 몸을 흔들어대는 샐러리맨들, 다이어트에 그만이라며 댄스 리듬에 몸을 맡기는 아줌마들…. 이제는 춤이라면 술 한 잔 걸치고 어두운 조명 아래서나 추는 것으로 여기던 「쉰세대」들까지도 DDR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혁명」이라 할만하다.■DDR 열풍

DDR은 본래 일본 코나미사가 개발한 댄스오락기. 댄스음악과 함께 모니터 화면에 동서남북 사방을 가르키는 화살표가 뜨면, 그에 맞춰 발판의 화살표를 밟으면서 춤을 추게 돼있다. 「펌프잇업」 「댄싱스타」 등 화살표 방향을 변형한 국산 유사품이 잇따라 개발되고, PC용 제품까지 등장했지만 모두 「DDR」로 통한다. 대표 브랜드가 아예 고유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올 6월 국내에 상륙한 DDR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전용오락실이 속속 생겨났고 이동전화사나 인터넷업체, 화장품회사, 스키장 등 신세대를 주고객으로 하는 업체들이 앞다퉈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휴게공간에 DDR 기기를 들여놓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가정에까지 춤 바람이 불어닥쳐 PC용 소프트웨어가 날개돋친듯 팔려나간다.

■왜 인기인가

무엇보다 자리에 앉아 손가락만 바삐 놀려대는 기존 전자오락 게임과 달리 온 몸을 쓴 방식이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신세대의 취향에 딱 들어맞기 때문. 이들에게는 화려한 춤솜씨로 뭇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수업이 끝난 뒤 매일 1시간정도씩 오락실에서 DDR을 즐긴다는 최재혁(17·고료1년)군은 『전신운동이 돼 건강에도 좋고, 잘만 하면 남들에게 박수도 받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유명병원 비만관리센터에서 정식 도입할 만큼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고, 음주처럼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고 스트레스를 확 풀 수 있어 직장인이나 젊은 여성들도 열광할만하다.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정에서도 사랑받을만하다. 주부 손모(40)씨는 『DDR을 구입한 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가정용 오락도구로는 이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족보와 프로팀도 등장

요즘 PC통신 댄스동호회나 DDR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는 「족보」를 구하려는 이들도 북적댄다. 「족보」는 대학가에서 특정시험 모범답안을 가르키는 말로 쓰였는데, DDRer(DDR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기기별, 노래별 화살표 진행 순서를 알려주는 자료로 통한다. 좀 더 멋진 춤을 선보이기 위해 족보를 구해 틈날 때마다 연습하는 것이다. 이밖에 경연대회 일정, 기기 제조업체에서 새로 추가하는 노래 등에 관한 정보도 활발히 교류된다.

동호회가 발전해 전문팀까지 결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팀은 주로 같은 오락실 멤버들끼리 만드는데 주 1,2회 정도 만나 기술을 연마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정보를 나눈다. 대규모 경연대회에서 상을 휩쓴 「고수」들이 낀 팀은 「프로팀」으로 대접받으면서 각종 행사에 초청받아 시범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프로팀으로는 「A-Team」(myhome.thrunet.com/-colles/a-team), 「악성빈혈」(noazon.com/-ddr), 「인천 딴따라」(ddrkorea.i.am), 「부산 닭다리」(iloveddr.i.am), 「광주 철면피」(go.to/iron-mask) 등이 있다.

세대를 뛰어넘은 DDR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관심거리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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