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소리없이 바쁘다. 당에서 매일 발표하는 일정표만 보자면 최근 이총재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닷새 동안 오후 일정이 잡혀 있었던 날은 국회 본회의가 있었던 13일 단 하루.그러나 이는 공식일정일 뿐 비어있는 오후시간은 비공식 일정으로 빼곡히 채워지고 있다. 그 대부분이 「사람 만나는」일이다. 총재실 주변의 당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동선의 길이가 부쩍 길어졌다』고 말한다. 이총재의 정중동 행보가 새인물 영입과 관련돼 있음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 것.
이총재가 이처럼 「사람 찾기」에 발벗고 나서는 데에는 당내에 점증하는 공천지분 요구 목소리 탓도 있는 듯 하다. 이총재 스스로 기회있을 때마다 「당선가능성」 「참신성」등을 공천기준으로 밝힌 만큼 여기에 맞는 「내 식구」를 가능하면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참신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며 『총재가 나서는게 효과적인데다 총선 스케줄상 지금은 총재가 직접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바쁘게 뛰는 만큼 성과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충청권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좋은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이총재가 고민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총재도 14일 아침 기자간담회에서 『영입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느냐』는 질문에 『아직까지는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슬쩍 비켜갔지만 표정은 아주 밝았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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