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냉전끝나자 종교·민족갈등 대폭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냉전끝나자 종교·민족갈등 대폭발

입력
1999.12.15 00:00
0 0

인류 역사는 전쟁과 평화가 엇갈리며 그려낸 궤적이다. 평화가 깨지면 전쟁이 터지고, 전쟁이 끝나는 순간 평화가 다시 찾아왔다. 평화를 되찾은 땅에는 항상 전쟁의 깊은 상흔이 남게 마련이다. 전쟁난민의 양산은 대표적 후유증이다. 동서냉전이 막을 내린 90년대초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이는 예외없이 반복됐다.99년 3월24일. 유고의 수도 베오그라드 상공을 수놓은 서방의 대공습작전은 냉전종식후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문명충돌」의 서막이었다. 미국과 소련간의 이념 투쟁이 끝나고 90년대 세계를 뒤흔든 종교 및 민족 대립이 낳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이다.

기독교의 세르비아계와 이슬람교의 알바니아계간의 뿌리깊은 감정으로 촉발된 코소보전은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개입으로 일방적으로 끝났다. 세르비아는 각종 첨단무기로 무장한 나토군의 무차별 공습앞에 11주만에 무릎을 꿇었지만 국제사회에 새 논쟁거리를 던졌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는 주권국가를 분쟁당사자가 아닌 나라들이 유엔의 결의도 없이 공격하는게 정당한가」. 전쟁터는 현재 코소보 평화유지군(KFOR)에 의해 평화를 되찾았지만 난민 상황은 나아지지않고 있다. 피란길에 올랐던 100만여명의 알바니아인은 돌아왔으나 대신 세르비아계 10만여명이 고향을 등져야만 했다.

우리나라가 군대를 파견한 동티모르 사태도 인권탄압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개입한 사례에 속한다. 9월 중순에 진주한 동티모르 다국적군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중이다.

사무엘 헌팅턴 교수가 지적하는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의 단층선상인 체첸. 그곳에는 13일에도 포탄이 날고 각종 화기가 불을 뿜었다. 살벌한 전쟁터를 벗어나려는 주민을 태운 버스가 탱크옆을 지나는 모습은 보기에도 아슬아슬하다. 체첸 사태는 코소보와는 정반대의 경우로 인한 전쟁이다.

90년대초 소련의 붕괴로 나타난 민족·종교적 갈등이 체첸 자치공화국의 「독립선언」을 계기로 전쟁으로 비화했지만 당사자인 러시아가 무력으로 「이탈」을 막는 중이다.

90년대 전쟁의 두드러진 특징은 첨단_하이테크전이다. 코소보 사태에서 보았듯 적지에 깃발을 꽂지 않고도 승리하는 뉴밀레니엄형 전쟁패턴이 등장했던 99년이었다. 걸프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올해에도 전폭기만으로 이라크의 광폭한 후세인을 견제하고 통제했다.

하지만 하이테크전으로 전선이 무한대로 넓어지면서 난민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코소보, 체첸, 동티모르 등에서 최소한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지난해 집계한 전세계 난민은 1,150만명 수준. 그러나 1만~3만으로 추정되는 탈북자들을 포함해 신변의 안전을 이유로 조국을 떠난 「사실상의 난민」은 2,000여만명을 웃돈다.

특히 서방권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아프리카 대륙은 끊임없는 전쟁속에 난민으로 넘쳐나고 있다. 15년간 이슬람대 기독교의 종교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수단을 비롯,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르완다 콩고 등에는 지금도 최소 5만에서 수십만의 난민이 떠돌고 있다.

이진희기자

jin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