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코오롱유통의 편의점 로손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대표는 신격호(辛格浩·77)회장의 차남 신동빈(辛東彬·44)씨. 고령인 신회장의 경영권을 이어받게 될 후계자의 자리를 향해 신동빈씨가 한발 앞서 나가게 된 셈이다.롯데 관계자는 14일 『㈜코리아세븐이 코오롱유통의 편의점 로손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현재 가계약을 맺고 자산 실사작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수방식과 관련, 『자산인수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면서 『인수가격은 4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이 로손을 인수할 경우 전국 가맹점은 470여개로 늘어난다. 이는 편의점 업계 1위인 LG25의 가맹점수 550개를 육박하는 숫자로, 2위인 보광훼미리마트를 제치고 LG25와 선두다툼을 벌이게 된다.
로손인수는 최근 롯데가 해태음료를 인수하는 등 그룹의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갈 뿐 아니라 동빈씨에게 힘이 실려 롯데 후계구도의 윤곽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신회장이 사업확장 과정에서 경영권을 하나씩 아들에게 넘겨주면서 한국롯데를 차남 동빈씨에게, 일본롯데를 장남 동주(東柱)씨에게 이양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동빈씨는 97년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한 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98년4월 세븐일레븐의 경영에 참여하면서 활동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이후 신씨가 대표로 취임하면서 세븐일레븐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말 170여개였던 가맹점을 1년만에 250여개로 늘렸다. 여기에다 로손의 인수로 세븐일레븐의 가맹점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됐다. 늘어난 가맹점수만큼 동빈씨의 세력도 커지면서, 「포스트 신격호시대」를 감당할 후계자의 자리에 보다 가까와지게 된 것이다.
이번에 롯데측에 로손을 넘긴 코오롱그룹은 당초 코오롱상사가 운영해온 수퍼체인 다마트와 코오롱유통의 편의점 로손을 통합하는 유통법인을 신설하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경영난이 거듭되자 로손을 정리하고 수퍼사업에 전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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