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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국채... 내년 이자만 12조 국방예산 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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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국채... 내년 이자만 12조 국방예산 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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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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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빚이 너무 늘고 있다. 내년이면 국채발행규모가 40조원에 이르고 총발행잔액이 100조원 육박, 마침내 우리나라의 1년 살림살이 규모를 능가하게 된다. 이미 적자재정이 시작된 가운데 이처럼 국채발행이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자칫 만성적 「적자재정국가」, 나아가 「쌍둥이 적자국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숨은 국채 많다

정부는 적자재정 문제가 나올 때마다 『적자보전용 국채발행액이 금년 12조9,000억원에서 내년이면 11조5,000억원으로 줄어들고 2004년이면 제로가 될 것』이라고 얘기해왔다.

그러나 11조5,000억원은 국채의 전부가 아니며 어디까지나 「일반회계 가운데 적자보전채권(국고채)」에 불과하다. 이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국채가 기금이나 특별회계에서 발행되고 있다. 국고채만 하더라도 일반회계외에 재정융자특별회계에서 2조4,000억원, 기타 특별회계 및 기금에서 8조8,755억원이 내년중 발행된다. 또 환율안정을 위해 발행되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에서 5조원, 임대주택사업등에 사용되는 국민주택기금(국민주택채권)에서 4조5,000억원, 용지보상대금으로 쓰여지는 교통시설특별회계와 철도사업특별회계(공공용지보상채권)에서 700억원이 발행된다.

이처럼 「숨은 국채」가 많다보니 국채이자도 실제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많다. 내년 예산에 반영된 국채이자는 8조5,564억원. 전체 예산의 9%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지만 이 역시 일반회계 국고채와 예금보험공사·성업공사발행 금융구조조정 채권이자일 뿐 다른 특별회계 및 기금의 국채이자까지 합치면 최대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도 사회복지예산(5조6,600억원)의 2배가 넘고, 국방예산(14조4,400억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정부 관계자는 『기금이나 특별회계 국채는 국민세금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모두 재정활동에 의한 국가채무이고 결국은 국민부담으로 이어진다. 해외차입이나 공적자금, 지급보증등은 제외하더라도 국채로만 내년말이면 모든 국민이 1인당 2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경제는 멍든다

국채발행의 확대는 결국 재정적자의 심화, 나아가 재정위기로 이어진다. 기업의 적자는 해당업종의 경기가 좋아지면 해소될 수 있다. 금융기관도 공적 자금투입(재정)으로 부실을 털어낼 수 있다. 그러나 국민경제의 최후수단(Last Resort)인 재정의 위기는 스스로의 희생외엔 그 어떤 대체수단도 없으며, 결국은 모조리 국민부담으로 전가된다. 단지 지금 세대가 느끼지 못할 뿐 그 파괴적 위력은 금융위기, 외환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 바로 재정위기다.

국채발행 증가는 단기적으론 채권시장에 물량압박을 초래, 금리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최근 환율하락억제를 위해 외평채 발행을 늘리자 시중 채권금리를 상승시킨 것이 대표적 예다. 또 국채발행의 확대는 아무래도 신용리스크가 큰 회사채를 시장에서 밀어내는, 즉 구축(驅逐·Crowding-out)효과를 야기시켜 기업들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론 미국과 같은 재정·경상수지가 한꺼번에 적자를 내는 「쌍둥이 적자」도 배제할 수 없다. 국채발행이 늘어나면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자본시장이 완전개방된 상태에서 이같은 채권금리 상승은 수익률을 노린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급격한 환율하락을 초래하게 된다.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둔화는 결국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진다. 경상수지 적자는 곧 국부의 유출로, 그만큼 재정의 추가적 적자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직은 기우(杞憂)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자칫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가 서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만성적 「쌍둥이 적자」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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