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반대를 고수해온 자민련에서 「합당 대세론」이 제기되는등 기류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열린 자민련 간부회의에서는 공동여당 합당문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그동안 합당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박태준 총재는 이 자리에서 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 총리의 생각이 합당 선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언급을 해 좌중을 긴장시켰다.
박총재는 『소선거구제에서는 2여 1야 구도로 총선을 치르기가 어렵기 때문에 나는 중선거구제를 죽어라 외쳐왔다』며 『명예총재의 생각이 80% 합당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JP 의중은 합당 반대」라는 충청권 당직자들의 주장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는 박총재가 「소선거구제에선 합당이 불가피하다」는 합당 대세론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일단 비쳐졌다.
물론 박총재는 『(합당이 되면) 충청권은 모르겠으나 영남권에선 흡수합병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중선거구제로) 세 명의 후보가 나올 때보다 표가 더욱 줄게 된다』며 합당에 부정적인 생각을 여전히 드러냈다.
박총재는 이어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마지막 힘을 다해 도·농 복합선거구제 반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3역에게 주문했다.
하지만 박총재는 합당 논의가 본격화 할 경우 어떤 선택을 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 당직자는 『TJ는 현정권 임기끝까지 공동정부를 지속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므로 중선거구제가 물건너갈 경우 결국 합당을 수용하고 총리직을 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다른 당직자는 『TJ는 92년에도 여권을 떠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며 『중선거구제가 무산되고 합당이 추진될 경우 독자노선을 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의에서 합당론자인 한영수 이태섭 부총재등은 『합당문제는 여권 수뇌부인 DJT 3자의 결정에 맡기자』고 주장했으나 김종호 부총재 이긍규 총무 등 충청권 당직자들은 『합당 불가 당론을 재확인하자』고 반박했다. 박철언 부총재는 『새천년민주신당은 DJ 신당으로 비쳐지고 있으므로 통합신당으로 가려면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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