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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좌파지성, 신자유주의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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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좌파지성, 신자유주의 맹비난

입력
1999.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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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와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신자유주의가 자본주의의 가장 무책임한 형태라고 비난했다.유럽 좌파 지성을 대표하는 그라스와 부르디외는 독일의 주간신문 차이트 최근호에 실린 대담 기사에서 신자유주의는 모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이윤 극대화」만을 유일한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원칙은 「무책임성」이라고 강조했다.

부르디외는 신자유주의가 보수적이고 복고적인 속성을 갖고 있으면서 진보적인 가면을 뒤집어 쓰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구태의연한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몰아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 등 유럽 좌파 정당 지도자들이 겉으로만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신자유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라스 역시 지금 전세계에서 신자유주의라는 미명하에 진행되는 것은 무자비한 초기 자본주의로 역행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사회주의가 더 이상 자본주의를 억제하지 못하게 되자 자본주의가 『제멋대로 놀아도 좋다』고 생각하고 마구 날뛰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기업에 대한 일체의 사회적 통제를 거부하는 신자유주의가 역설적으로 극좌적인 무정부주의의 오랜 꿈인 국가의 폐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가가 기업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두 사람은 신자유주의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저항세력의 국제적 연대가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부르디외는 개별 국가 단위의 저항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의 사회민주주의 정권보다 더 좌익적인 입장을 국제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핵심적인 과제라면서 노동조합이 개혁을 통해 합리적이고 국제적인 면모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라스도 노조가 실업자와 연대해야 하며 유럽통합에 대응하는 전유럽적 노동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라스와 부르디외는 신자유주의와 투쟁하는데 있어 과격한 혁명주의적 입장을 거부했다.

그라스는 과거에 과격한 입장을 보였던 사람들이 오히려 맨먼저 기존체제에 편입됐으며 오히려 온건한 개량주의적 입장을 지녔던 사람들이 끝까지 변화를 추구했다고 회고했다.

부르디외도 과격한 입장은 상류층 출신의 전유물이었고 중산층이나 노동자 계층은 온건하고 개량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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