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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재벌개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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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재벌개혁 끝나지 않았다

입력
1999.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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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이른 봄, 한국은 국가적인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다. IMF로 병든 대만과 인도네시아 등 경제·사회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뒤처졌던 국가들이 갑자기 한국과 비교되고 있었다. 일년만인 99년 겨울이 되면서 그 수치심은 사라지고 자부심이 다시 회복됐다.요즘 한국인은 괄목할만한 회복의 결과를 보고 있다. 재벌의 수익은 증가했고 수출은 급증해 이제 낙관주의가 풍미하고 있다. IMF 점심, IMF 세일 등 IMF를 내세운 상술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백화점들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젊은 여성들은 파리나 로마의 최신 콜렉션 의상을 입고 있다.

한국인들이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무슨 일이 벌어져 이 병든 환자를 그렇게 빠르게 치료했는가. 지금까지 모든 구조조정은 정부의 지휘하에 이뤄졌고 정부가 그 비용을 감당했다. 주로 금융 부문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겪었다.

그러나 IMF전과 마찬가지로 이미 부채가 많은 재벌들에 자금을 계속 빌려주고 있다. 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 목표는 많이 달성되었으나 이것은 채권이 상환되고 부채가 감소하거나 기존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다. 최근 통계는 재벌의 총부채가 최근 사실상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들은 지난 세월 재벌위주의 경제 발전으로 타격을 입었다. 현 정부는 이런 관행을 중단시키겠다고 단언했지만 과연 그렇게 되었는가. 그러나 재벌이라는 거인을 꺾어버린 후에는 또 다른 타격을 입게 될 지 모른다. 이번에는 세금, 생활비같은 시민들의 돈주머니를 통해서 말이다.

더 심층적인 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영 책임은 아직도 낯설고 경영 투명성은 여전히 말뿐이며 회계 관례가 국제 기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 급속한 경기 회복으로 다시 찾은 자부심때문에 고통스럽지만 필수적으로 추진해야 할 개혁에 대한 논쟁이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논쟁과 항의는 앞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이로 인해 재벌들은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른다. 그들은 언제 대가를 치를 것인가.

/클라우스 올레어·MD푸드코리아 마케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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