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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레이딩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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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레이딩 '열풍'

입력
1999.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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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경력 4년차의 정수영(가명·32)씨는 전문 데이트레이더. 지난해말부터 직장생활을 아예 청산하고 선배와 함께 사무실을 낸 다음 고성능 컴퓨터를 붙잡고 꾼의 세계로 뛰어들었다.연초 500만원을 한달만에 4배로 불렸는가 하면 10월에는 1,500만원으로 2억3,000만원을 만드는 「실력」을 과시한 정씨. 짧게는 하루에 몇차례씩, 길어야 2,3일만에 주식을 사고파는 초단타매매를 일컫는 데이트레이딩은 사이버거래 열풍이 몰아닥치면서 새로 등장한 투자기법. 이제 주식거래의 한 패턴으로 정착돼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단타매매는 큰 위험이 따른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연 데이트레이딩은 고수익률을 보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 거래량 충분한 종목 +100-200원 매도시점

오전 8시, 일반 직장인처럼 번듯한 사무실로 출근한 그는 인터넷을 통해 전날의 뉴욕시장 동향부터 살핀다. 세계 주식시장의 동조화 경향이 심해지면서 다우지수는 다음날 우리의 주가지수에도 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각 증권사 사이트에서 시황까지 살피고 나면 장이 시작하는 9시께, 관심종목군을 대상으로 매수에 나선다. 그가 대상으로 잡는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 50개. 「20개 이내가 하루에 체크할 수 있는 적당량」 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블루칩만 고집하면 정보통신주를 놓친다며 여유를 뒀다. 종목선정의 최고 포인트는 「거래량이 충분할 것」. 『매도시점을 잡고 주문을 냈을 때 팔리지 않으면 단타매매는 낭패를 본다』 는 것이 이유다.

1분 차트와 이동평균선 등으로 상승 움직임이 보이는 종목의 매수주문을 낸 순간부터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100~200원만 이익을 봐도 특별한 요인이 없으면 바로 빠져나와야 하기 때문.

평균 10~15분이면 충분하다. 물론 상승세가 지속되고 고점형성에 시간이 걸린다면 2시간까지 가져가기도 한다. 저점매수 고점매도의 전형적인 방법이다. 때로는 매도한 종목의 랠리가 이어져 재매수 주문을 내기도 한다. 주가가 빠질 때는 「3%이상을 절대 허용하지 말라」는 손절매 원칙도 빼놓을 수 없는 원칙.

■ 한종목서 1억 수익, 하루 7,000만 손실도

그가 지금까지 가장 큰 재미를 봤던 종목은 현대전자. 거래량이 큰 데다 출렁거림이 컸던 10월 중에 상한가에 근접한 흐름을 이용, 집중적으로 매달렸다. 덕분에 보름만에 한 종목만으로 거의 1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미래산업도 재미를 봤던 종목 가운데 하나.

통한의 아픔도 없진 않다. 10월말 굿모닝증권이 상승추세임을 확인하고 장후반에 매수를 한 뒤 단타매매에서는 좀체 쓰지 않는 오버나이트(다음날까지 보유)를 했다 무려 7,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이튿날까지 상승을 기대했지만 하락세를 눈으로 확인하고도 욕심을 부린 때문이다. 『손절매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결과』라며 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

연초부터 현재까지 그가 올린 총수익은 4억원정도. 한달 평균 20~30%의 수익률을 기록, 누적으로는 300%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 가운데서 아파트 구입비와 간접금융상품인 뮤추얼펀드로 돌린 것을 제외하고 남은 1억원으로 최근에는 선물로 방향을 틀어 마찬가지로 데이트레이딩을 이어가고 있다.

■ 단 한번의 실수로 원금 날릴수도

『장이 마감하는 3시만 되면 몽롱해지고 전신이 무너지는 느낌』 이라고 그는 단타매매의 고통을 토로했다. 이와함께 그는 현실적으로 단타매매가 매우 위험한 게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또는 전문기관이 데이트레이더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가 챠트만 들고 덤벼들었다가는 깡통차기 쉽상』 이라는 것.

또 일반투자가들이 과도한 주문을 내는 것도 경계대상이라고 말했다. 미수와 신용을 합할 경우 예수금의 5배까지 매매를 할 수 있지만 단 한번의 실패로 원금조차 날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라는 것. 철저한 연구와 원칙이 없는 투자가는 차라리 전문 펀드매니저에게 돈을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을 상대로 이길 순 없다』며 주가의 흐름을 타는 것이 단타·장타매매의 기본임을 강조했다.

김정곤기자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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