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조심하고, 표정관리하자』안성시장과 화성군수 재·보궐선거에서 완승을 거둔 한나라당은 10일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도, 겉으로는 차분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이회창 총재부터 자칫 분위기가 들뜰새라 여기저기 추를 달았다. 이총재는 이날 당선자들의 예방을 받고 『겸허할 필요가 있다. 여권의 실정과 그에 따른 국민의 실망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결과에 자만해선 안된다』고 몸낮추기를 당부했다. 비단 두 당선자에게만 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한나라당이 이같은 태도는 『작은 승리가 큰 패배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때문. 한 핵심당직자는 『민심과 선거는 바다물과 같아서 들어올 때가 있으면 나갈 때가 있다』며 『재·보선 승리가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에 독(毒)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은 『수도권 선거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면 총선승리는 우리 것』이라면서도 『여권이 국정안정을 위해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앵벌이전술」로 나오면 우리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흥길(高興吉)총재특보도 『여권은 「이대로 가면 회복기미를 보이는 경제가 망가진다」는 식의 엄살을 떨 것』이라고 짚었다.
재·보선 패배가 2여 합당론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당직자는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합당 움직임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김종필 총리도 못 이기는 척 하며 합당쪽으로 몸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여 합당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DJP 연대위력이 간단찮을 것』이란 우려와 『충청권과 대구·경북지역의 이탈을 감안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날 것』이란 「기대」가 엇갈렸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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