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잘됐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10일 안성과 화성의 재·보선에서 공동여당이 완패한 결과에 대해 『오히려 잘 됐다』고 말했다.여권내에는 공동여당의 합당을 최선의 총선대책으로 보는 인사들이 많은데 이번 재·보선 패배가 공동여당의 합당추진에 결정적인 촉진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깔고 하는 얘기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이번 선거는 공동여당간 연합공천의 한계를 명백하게 드러냈으며 합당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만섭 총재대행도 이날 총재단 회의에서 『연합공천에 차질이 온 것으로 총선에서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면서 『합당은 자민련 사정에 달려 있다』고 은근히 자민련을 압박했다.

국민회의 인사들은 특히 합당여부를 놓고 고민중인 김종필 총리가 이번 선거결과를 보고 합당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굳혔을 것으로 희망섞인 기대를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자민련의 반응은 갈린다. 자민련내 대표적인 합당파인 한영수 부총재는 『총선에서 연합공천은 어차피 안되는 것이고 연합공천을 해도 별 위력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소선거구제로 가는 한 합당은 필연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합당에 부정적인 인사들은 『이번 선거결과를 합당 불가피론으로 연결짓는 것은 비약』이라며 합당대세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양희 대변인은 『옷로비 사건과 언론대책 문건 등 일련의 사건들로 민심이 이반된 것이 패인』이라며 선거패배를 합당론으로 몰고가려는 움직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어쨌든 이번 재·보선의 패배는 내년 총선에서 공동여당의 공조방식을 연합공천보다는 합당쪽으로 기울게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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