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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앵커우먼'의 세계

입력
1999.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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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송사의 메인 뉴스는 남녀 앵커가 진행한다. 그중 앵커우먼의 자리는 아나운서나 기자로 방송사에 입사한 여성들이 가장 앉아보고 싶은 자리.앵커우먼은 어떻게 선정될까? 그들은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왜 여자 앵커는 남자의 오른쪽에만 앉아 뉴스를 진행할까? 생방송인데 실수의 경험은 없을까?

■아나운서에서 기자로

여자 앵커의 자리는 과거에는 아나운서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기자 출신이 앵커로 자리잡는 추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방송 3사 중 MBC 「뉴스 데스」의 김은혜, SBS 「8 뉴스」의 한수진 앵커가 기자 출신. KBS 「뉴스 9」의 황현정 앵커는 아나운서 출신이다. 세계적인 추세도 메인 뉴스 앵커는 기자들이 주로 맡고 있다. 아나운서가 앵커를 하고 있는 경우는 영국 BBC 방송 등 몇 곳에 불과하고 미국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국가는 기자 출신들이 앵커를 맡고 있다. 기자가 뉴스 흐름을 잘 알고 있어 방송 도중 돌발 사건이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고 멘트를 잘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자 앵커는 기자와 아나운서 중에서 매년 한두차례씩 오디션을 거쳐 1차로 내부에서 몇명을 고른 뒤 외부 심사단 앞에서 리포팅, 멘트, 아나운싱 등을 테스트해 최종 결정된다.

왜 항상 여자 앵커는 오른쪽에 앉는가?

사람의 시선은 왼쪽 윗쪽에서 오른쪽 아래로 흐른다고 한다. 그래서 왼쪽에 앉은 사람이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미래영상 연구소 정근원 박사의 설명. 『화면에서 왼쪽에 있는 사람을 볼 때 나오는 시각 에너지와 오른쪽 사람을 볼 때의 에너지는 큰 차이가 난다. 인상이나 기억의 잔상이 왼쪽 사람이 훨씬 강하다』 그래서 여성 앵커의 자리는 보조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들어 미국 CNN, 영국 BBC 등은 여자 앵커가 왼쪽에 앉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생방송 도중 실수는?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앵커들도 실수를 한다. 한번쯤 공통적으로 하는 실수는 프롬프터에 써진 뉴스 멘트를 잘못 읽는 것. SBS 한수진 앵커. 『저는 웃음이 많아 뉴스가 재미 있으면 진행할 때 잘 웃어요. 앵커가 웃는다고 꾸중 많이 들었어요』 MBC 김은혜 앵커는 정반대. 『너무 근엄하게 진행했나 봐요. 표정이 굳어서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8개월 하고 나니 뉴스의 내용에 따라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됐어요』

■앵커우먼의 하루

오후 8시 또는 9시에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들은 차이는 있지만 오후 2시쯤 출근해 신문 등을 보면서 그날의 주요 뉴스를 정리한다. 이후 1시간쯤 보도국장 주재 하의 아이템 회의에 참석한 뒤 분장실로 향한다. 분장실에서 화장, 의상코디 등을 2시간 동안 받는다. 그리고 오후 6시쯤 예고 멘트 녹화를 마치고 2시간 동안 기자 출신 앵커들은 메인 뉴스 멘트를 쓴 다음 진행에 들어간다.

뉴스가 끝나면 조간 신문 등을 정리해 보고 외국방송을 모니터 한 뒤 오후 11시쯤 퇴근한다. 사생활은 토요일에는 앵커가 바뀌기 때문에 주로 금요일 밤으로 미룬다. MBC 김은혜의 앵커는 점심시간 때 취재의 감을 살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경제나 정치 분야의 취재원을 만난다고 한다. 「뉴스보도의 꽃」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여성 앵커의 경쟁과 노력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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