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감성과 미성을 갖고 있는 발라드 가수 김현성이 세번째 음반, 「현(玄), 솔리튜드」를 들고 나왔다. 이 타이틀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써온 일기장의 제목. 78년생. 올해 나이 고작 스물 하나인데 벌써 세번째 앨범이다. 97년 강변가요제 금상으로 시작한 가수 생활이 이제 3년째. 어린 나이에 자주 내는 앨범의 위험을 극복했다. 여전히 남아있는 소년적 감수성과 미성에 능숙함이 배어있다.울림이 있는 가녀린 미성을 갖고 있는 남자 발라드 가수가 「카리스마」를 갖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김현성은 억지로 카리스마를 가장 하지는 않는다. 대신 더욱 섬세한 감성으로 다가섰다. 발성도 더욱 고와졌다.
머릿곡은 「이해할께」(작사 박주연·작곡 조규만). 조규만의 솔로앨범에 이미 수록됐던 곡이다. 새것이 아닌 리메이크곡을 타이틀로 정할 만큼 노래가 그에게 잘 어울린다. 바이올린, 첼로와 피아노 같은 현악기의 고급스런 편성에 조심스럽게 노래를 불러가는 보컬이 잘 어울렸다. 「슬퍼도 이해해줄께 우리 지난날 잊는다 해도/이제는 너의 곁에서 돌봐줄 수가 없잖아」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체념의 노래를 때론 여리게, 강하게 잘 소화했다. 1집 히트곡 「소원」, 2집 「슬픈 변명」 등으로 이어지는 감성이 더욱 완숙해졌다.
R&B와 팝 발라드를 즐겨 듣고 불렀던 그가 이번에 택한 음반은 감미롭고, 때론 감상적인 발라드. 2집이 다소 무겁다는 평을 받아서인지 이번에는 1집때 처럼 좀 더 부드럽고 산뜻한 쪽으로 다시 유턴했다.
주목받는 여고생 가수 이소은과의 듀엣곡인 「우리」는 작사 작곡을 모두 김현성이 한 보사노바 스타일의 곡으로 1년이 된 풋풋한 연인의 사랑을 노래했다. 소녀의 비음과 청년의 미성이 어울려 아름답다.
슬픈 발라드 「기대」, 겨울에 어울리는 미디엄 발라드 「Alone」, 박진영이 작곡한 R&B 발라드 「알고 있지만」도 김현성에게 잘 어울리는 노래들. 테크노풍의 「아름다운 선택」은 색다른 시도이기는 하지만 김현성에게는 다소 어색한 편이다.
/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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