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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보통 여중생이 접대부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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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보통 여중생이 접대부된 이유

입력
1999.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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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도 필요했고요, S.E.S처럼 꾸미고도 싶었어요』9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미성년자고용등의 혐의등으로 적발된 A단란주점의 접대부 S(15·여중 3년)양은 평범한 학생이다.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히지도, 흔히 말하는 결손가정 출신도 아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성적은 안되지만 상고 진학을 위해 연합고사도 볼 참이다.

다만 한 가지.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은 많은데 용돈이 부족했다. TV에 나오는 화려한 스타들처럼 꾸미고도 싶었지만 부모님이 주는 용돈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8월부터 반친구의 소개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반친구는 아는 언니의 소개를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학교친구 3명과 함께 찾은 곳이 송파구 잠실동 A단란주점.

업소의 마담언니가 가르쳐주는대로 아버지뻘 되는 손님들 앞에서 발가벗고 이른바 「신고식」도 했고 쇼도 했다. 『2차 나가지 않을래』라는 주인 김모(25)씨의 권유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2차만 나가면 20만원이 생기니까요』. 아직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S양은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이른바 「영계」를 찾는 손님이 있으면 주인으로부터 득달같이 연락이 온다. 그러면 S양은 『독서실에 간다』『친구집에 간다』등의 이유를 둘러대고 화려한 외출을 감행했다. 벌어들인 돈은 새옷과 화장품을 장만하고 핸드폰을 사는데 썼다. 물쓰듯 돈을 썼지만 아깝지가 않았다. 단란주점을 찾기만하면 또 20여만원의 목돈이 생기니까.

S양과 함께 A단란주점에서 일한 다른 친구들도 별반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이들 모두는 절대로 「날라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S양등이 경찰관에게 애원하는 목소리도 한결같았다. 『아저씨, 절대로 학교나 집에 알리지 마세요』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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