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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숨은비디오] 100년전 유럽의 유쾌한 새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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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의 숨은비디오] 100년전 유럽의 유쾌한 새해맞이

입력
1999.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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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를 빼놓고는 말과 글의 서두를 잡기 어려웠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새 천년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밀레니엄 베이비니 해돋이니 하며 낙관론을 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Y2K나 세기말과 같은 불안한 말도 함께 떠돈다. 2000년에 대한 분분한 전망을 보며 1900년을 맞는 이들은 어땠을까, 상상해본다.푸피 아바티 감독의 「베스트 맨(Il Testimone dello Sposo)」(18세이용가·CIC)은 이런 궁금증에 유쾌하고 아름다운 답을 주는 이탈리아 영화다. 우리가 이탈리아에 대해 갖고 있는 인상은 수다스럽고 억척인 아줌마, 아름다운 여성을 홀로 두는 법이 없는 정열적인 남성들, 가수 못지 않은 노래 실력과 맛난 음식 들일 것이다. 「베스트 맨」은 소피아 로렌과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구현했던 낙천적인 이탈리아인들이 맞게되는 1900년 새해 아침을 황금빛 영상에 담는다.

1899년 세모. 집안을 일으켜줄 돈 많은 남자와의 결혼을 위해 내키지 않는 걸음을 떼던 아름다운 신부 프란체스카(이네스 사스트레). 신랑 들러리인 안젤로(디에고 아바타투오니)를 보는 순간 운명을 느낀다. 『난 당신을 보며 결혼 맹세를 했던 것』 이라고 고백하는 천진한 프란체스카와 창녀가 된 첫 사랑 여인과의 재회로 갈등하는 안젤로. 이들의 혼란을 지켜보며 하객들은 1900년에 대한 기대를 피력한다. 『이 밤이 지나면 과학의 힘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이 올거야』 『전쟁 없는 1900년대가 되지 않을까』 『모두 달나라에 갈 수 있을까?』

신방 꾸미기, 신부의 몸단장, 결혼식과 피로연 등 당대 풍속을 세밀하게 재현하면서 새 시대에 맞는 가치관을 제안하는 영화. 존경, 의무, 습관에 복종하는 결혼이 아닌 진정한 사랑의 결합이야말로 우리가 다음 세기까지 지니고 가야할 덕목이라고 말한다.

감상포인트/새 천년에 대한 마음 준비가 끝났다고 자신하는 분, 아직 혼란스럽기만 하다는 분, 모두에게 권하고픈 즐거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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