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국립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설립때부터 운영세칙 공동연구위원으로 설립과정을 지켜보았다. 음악원은 대학입시등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는 진정한 예술인이 길러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수렴돼 영재교육의 온상으로 만들어졌으나 최근 문화관광부가 국립예술학교설치법안을 마련, 대학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이는 시점상 너무 이르다는 판단에서 반대한다.첫째 체제가 대학으로 변하는 것은 설립 당시 음악인 및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학교측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대학 전환은 입시교육 학벌위주의 현재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이다.
둘째 음악원의 인지도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하나 겨우 7년만에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음악원 재학생들은 그동안 국내·외 권위있는 콩쿠르에서 입상해왔으며 졸업생들도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훌륭히 하고 있다. 서울예고가 정착하는 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는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의 줄리어드음악학교의 예를 들어 이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미국의 예뿐만 아니라 유럽의 모든 음악원 제도를 검토해 우리나라에 맞는 제도를 펴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음악원 졸업시 대학4년 또는 그와 동등한 자격을 얻고 있어 졸업생의 취업이나 유학에도 지장이 없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넷째 무엇보다 음악원은 우리 음악계에서 맡아야 할 사명과 역할이 있다. 음악원은 대학입시등으로 불구인 우리 예술교육의 본질을 개선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일반 대학이 시도하기 어려운 국제콩쿠르를 시행하고 기초교육이 소홀한 우리나라 음악 조기교육을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런 중대한 법을 제안할 때는 각계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때 현시점에서의 입법추진은 보류돼야 한다. 아무쪼록 2000년 문화의 세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예술종합학교의 장래가 충분한 검토없이 현실에 편승해 서둘러 결정되지 않기를 바란다.
/신수정·경원대 음악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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