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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 세상읽기](42) 김치세계화, 피자에서 배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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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 세상읽기](42) 김치세계화, 피자에서 배울것

입력
1999.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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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가 추진중인 「김치 세계화」를 두고 말들이 많다. 잘한 일도 있지만 잘못했다는 지적이다. 농림부는 96년말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김치 국제규격화를 제안했다. 규격제정은 보통 5년여에 걸쳐 8단계로 진행되는데 6단계를 끝내고 내년 7월의 7단계, 2001년 7월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농림부가 김치를 「kimchi」로 명명하도록 제안한 것은 썩 잘한 일이다.「kimuchi」가 안돼 사실 다행이다.그러나 지금까지 무엇을 했기에, 고추가루도 쓰지 않고 발효도 시키지 않는 일본의 「아사츠케(淺채)」까지 김치로 인정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는가 질타한다. 그래서 일부 언론단체는 아사츠케가 김치에서 제외되도록 외교력을 발휘하라고 주문한다. 하한선 없이 1%로 정한 젖산농도에 하한선을 설정토록 해 젖산농도 낮은 아사츠케를 추방하자는 것이다.

얼핏 보면 맞는 말인 것같다. 95년 출범 이후 세계무역기구(WTO)는 식품문제로 국가간 분쟁이 생기면 CODEX규격에서 해결책을 찾아왔기 때문에 CODEX만 설득하면 될 듯해 보인다.

그러나 CODEX는 당사국들의 이견을 조정해 규격을 정하는 곳이지 한 쪽 편을 들어주는 기구가 아니다. 우리는 김치국제규격이 당연히 우리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세계인의 입맛은 조금씩 다르니 김치규격도 변형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내키지 않지만 생각해보면 인도식 카레만 카레는 아니다. 이탈리아식 피자만 피자가 아닌 것처럼.

이 쯤에서 우리는 이탈리아가 피자의 세게화로 얻은 것이 더 많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피자가 전세계인의 음식임은 인터넷도 증언한다. 검색엔진 노던라이트(nothernlight.com)에는 수 만개의 피자사이트가 있다. 피자마니아들의 사이트(ghgcorp.com, revellos.com)가 말하는 「피자역사」에 따르면 피자는 2차대전 후 세계화했다.

피자맛을 못 잊은 미군들이 찾으면서다. 그러나 꽤 변형되었다. 하와이에서는 파인애플, 우리나라에서는 김치까지 얹는다. 1889년 마르게리타왕비가 나폴리에서 먹고 이탈리아의 국민피자라고 칭찬한 현대식 이탈리아피자의 원조 마르게리타에 비하면 대단한 변형이다. 피자의 세계화로 크게 돈 번 쪽은 미국기업들이지만 종주국 이탈리아가 벌어들이는 재료값과 관광수입은 만만치 않다.

WTO 출범 1년후 순발력있게 김치규격을 제안한 농림부가 김치종주국으로서의 이점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지켜보자. 열심히 상품화 개발 중인 한국식품개발원(kfri.re.kr) 담당자 말을 상기하자. 『CODEX에서 인도는 피클을 인도식의 「아사르」로, 일본은 라면을 「라멘」으로 규격화하기 위해 분투 중이지만 어느 나라도 원하는대로 결실을 보지 못한다. 일본은 「인스턴트 누들」에 만족해야 하는 현실이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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