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중국 회귀를 남겨둔 마카오에서 지금 가장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은 도박왕 스탠리 호(78). 그의 카지노 사업 독점권이 계속될지 불투명하기때문이다. 스탠리 호는 이미 마카오 정청으로부터 2001년까지 독점권을 인정받은 상태.그는 최근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와 가진 회견에서 『독점권이 허물어진다면 조직폭력배간의 이권다툼으로 치안이 위험해진다』며 『최소 3~5년간 추가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카오 초대 행정장관인 에드먼드 호(何厚
·44)는 8일 한국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독점권 연장여부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충분히 검토한뒤 결정을 내리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호 장관은 치안부재 가능성과 관련, 『치안유지가 경제재건과 함께 주요 정책목표가 될 것』이라며 『마카오의 이름을 더럽혀온 트라이어드(三合會) 등 조직범죄를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스탠리 호가 이끌고 있는 마카오 여행관리공사(STDM)는 현재 마카오에 10개의 카지노장과 3개의 호텔, 경마장, 개경주장, 골프장 등을 갖고 있고 마카오_홍콩간 페리 독점권도 누리면서 지난해 20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마카오의 국내총생산(GDP)에서 STDM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1에 달하고 카지노에서 낸 세금만 마카오 세수의 절반 이상인 6억3,000만달러였다. 스탠리 호는 만약 자신의 독점권이 무너질 경우 경쟁업체의 요금인하 경쟁으로 카지노의 인력감축이 이뤄져 실업자가 늘고 세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호 장관을 비롯해 마카오 현지에서는 61년부터 스탠리 호가 독점을 누려온 카지노 산업에 이제는 경쟁원리를 도입해야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으로써 더많은 손님을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고용확대와 세수증대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
특히 STDM에 대한 경제력 집중이 마카오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마카오에서는 반환을 앞두고 4년째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7%가 넘는 실업률을 기록, 경제회복을 위해서라도 STDM의 카지노 독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최근 3번째 부인으로부터 17번째 자녀를 얻은뒤 스탠리 호의 카지노 사업에 대한 집착이 강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도박왕이라고 불리면서도 자신은 도박에 전혀 손을 대지않고 담배도 피우지않으며 최근 체육관에 다니기 시작하는 등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그가 쉽게 독점권을 내놓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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