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훈련캠프를 유치하자」.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겨냥, 도시홍보는 물론 외화까지 손쉽게 벌어들일 수 있는 참가국들의 훈련캠프를 유치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이에 비해 한국은 잔디구장 등 시설미비와 지자체들의 인식부족으로 캠프설치 가능지역이 최근에야 선정되는 등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사이다마현 우라와(浦和)시. 6일 스페인축구협회와 훈련캠프 설치 가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협회관계자들의 축구장·호텔시찰까지 끝내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매스컴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우라와시 관계자는 캠프유치 비결에 대해 『비공개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을 집중홍보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선수단을 유치할 계획인 아키타(秋田)시는 8일 포르투갈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시 전체를 둘러볼 예정이고, 이시가키(石垣)시는 캠프유치전략의 하나로 시락 프랑스대통령영부인을 리조트시설로 초대할 계획이다.
온천도시 이부스키(指宿)시는 캠프유치를 통해 관광수입증대를 노리고 있고 교도소가 있는 홋카이도의 항구도시 아바시리(網走)시는 「스포츠캠프」로 이미지전환을 꾀하고 있다. 도스(鳥栖)시는 이미 세계 30개국에 캠프유치 관련 비디오와 팸플릿을 우송했다.
일본월드컵조직위도 캠프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잔디구장을 2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를 상대로 캠프유치후보지를 모집, 7일 현재 83개 지자체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조직위는 본선진출이 유력한 축구강국들이 캠프지를 선정하게 되는 2001년 6월께 안내책자를 펴낼 방침이다.
반면 한국은 캠프유치전략은 커녕 잔디구장 등 기본연습시설을 제대로 갖춘 지자체가 거의 전무하다. 다만 월드컵조직위가 4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월드컵개최도시를 중심으로 33개 캠프설치가능지역을 선정했을 뿐이다.
조직위관계자는 『내년 2월부터 축구장에 대한 개·보수작업을 추진, 2001년 12월 본선조추첨전까지는 제대로 된 캠프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프로구단의 한 관계자는 『만약 브라질이 한국에 훈련캠프를 설치할 경우 이를 취재하려는 세계 각국의 보도진만 수백명이 한국을 찾게 될 것』이라며 『체계적인 캠프유치전략 마련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