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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는생명…감동의'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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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는생명…감동의'드라마'

입력
1999.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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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노력 부족으로, 아니면 정보 부재로 소중한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반성 위에서 지난해 12월 높은 관심과 반향을 일으켰던 MBC 「생명 시리즈」가 탄생했다.10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되는 MBC 스페셜 「생명 리포트, 생체간(肝) 이식의 현장」은 그 「생명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다큐멘터리다. 98년 12월 3일부터 시작한 「생명 시리즈」는 간경변으로 사경을 헤매는 귀순자 이웅평씨의 간이식 과정을 다룬 1부 「이웅평의 사선에서」, 장기 기증자의 고뇌를 그린 2부 「희생」, 외과 의사들의 생명연장을 위한 노력을 담은 3부 「승부」를 방영했다.

이번 방송될 「생명 리포트…」는 본인마저도 삶을 포기했던 이웅평씨의 수술 후 1년이 지난 모습부터 시작된다. 골프를 즐길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이씨는 노력과 정보만 있다면 사경을 헤매는 많은 사람들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은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 간질환 환자에게 이식시켜 회생시키는 고난도의 생체간 이식수술을 집중 조명한다. 인식 부족과 법 미비로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어려운 우리 상황에서 생체간 이식수술은 죽음을 기다리는 1만 2,000여 간중증 환자에게 구원 그 자체다. 하지만 미국 일본 등 8개국만이 시술하고 있을 정도로 어려운 의술이 필요한데다 엄청난 의료장비, 시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 부족 등으로 생체간 이식은 엄두조차 못냈던 게 우리 의학계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서울중앙병원 이승규 박사팀의 끈질긴 노력으로 94년 한 살짜리 이지원양의 수술 이래 올들어서만 102건이 성공할 정도로 생체간 이식수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수술 성공률은 94% 이상.

MBC 제작진은 세계적인 생체간 이식수술 권위자로 알려진 일본 교토대의 다나카 박사팀의 수술 현장을 직접 취재, 우리의 생체간 이식수술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비교해 보여준다.

특히 10년째 간경화로 죽음만을 기다리던 백동현씨가 10월 26일 아들의 간 일부를 떼어내 수술받아 생명 연장에 성공하는 전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한편의 드라마를 능가하는 감동을 주고 있다.

이강국 PD 등 제작진은 1년여 병원을 오가며 환자와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과 한 몸이 돼 생사를 넘나드는 현장을 생생하게 지켰다. 15시간의 대수술을 한 달에도 4~5건씩 촬영했다. 이 다큐에는 새 생명을 얻은 사람의 환희도 있지만, 끝내 숨지고만 안타까움도 가감없이 녹아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 만남/ 이강국 PD

지난해 「생명 시리즈」에 이어 이번 「생명 리포트…」를 연출한 MBC 교양제작국 이강국(43) PD. 최근 뛰어난 사실적 영상으로 각광받고 있는 VJ(비디오 저널리스트)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이PD가 직접 6㎜ 카메라를 들고 병원을 찾아 2년여를 취재한 결과물이 바로 「생명 시리즈」 였다.

그가 6㎜ 카메라를 들고 나선 이유는 인간의 문제, 특히 생명과 인권 부분에 최대한 접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연출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미혼모, 미숙아, 낙태 문제 등 인권과 생명에 관한 것이었다.

『일단 취재할 사람들과 친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제작진이 취재원과 인간적 신뢰감이 쌓이면 프로그램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는 이번 「생명 리포트」 제작을 위해 1년여를 병원에 드나들며 환자 가족, 의사들과 신뢰를 쌓았다. 『눈앞에서 수술받던 환자가 숨져갈 때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러나 가족들로부터 그 죽음이 다른 사람의 생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면 방송해도 좋다는 말을 듣고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다큐 촬영은 생체간 이식이 자료적 가치가 있어 전문 카메라맨에게 맡겼다. 「생명 리포트…」 의 녹화분은 무려 30분짜리 70여개. 『앞으로도 인권과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가 될 수 있는 방향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고 말하는 이PD는 반의사가 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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