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행위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호의적인 도움을 받은 것 뿐입니다』승부조작으로 스타크래프트 세계챔피언에 올라 물의를 빚은 이기석(20·사진)씨는 8일 오후 2시30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씨는 자신의 이용자번호(ID)가 결선에 오를 수 없게 돼 다른 사람의 ID로 대신 시합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ID만 빌렸을 뿐 직접 시합을 했다며 『어뷰즈라는 행위가 다양한 형태로 프로게이머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부정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양심고백에 대해서도 『프로게이머로서 실력이 낮은 게이머들에게 도움을 받아 결승에 오른 것이 부끄러워 취한 행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씨는 앞으로도 계속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씨는 ID변경사유와 타인의 도움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일말의 의혹을 남겼다. 또 이미 한국통신의 광고를 통해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자리잡은 마당에 어뷰즈가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이 당연지사여서 부정행위가 아니라는 식의 정당한 승부관과는 거리가 먼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PC통신에는 이씨의 승부조작과 관련해 『프로게이머세계에 흔하게 발생하는 일인데 이씨만 희생양으로 삼는 건 지나치다』는 동정론과 『어린 초등학생들까지도 우상으로 삼는 프로게이머들이 부정행위를 한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엇갈렸다. 이와 관련해 한국통신 관계자는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고 상황이 한국통신 기업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면 광고중지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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