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7일 집권 사민당 당수로 재선출됐다.사민당 전당대회에서 경쟁후보 없이 단독으로 당수에 출마한 슈뢰더 총리는 찬성 433표, 반대 58표, 기권 11표로 86.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오스카 라퐁텐이 당수직을 사퇴한 뒤 치러진 당수 선거에서 슈뢰더 총리는 76%의 찬성표를 얻는데 그쳤으나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다.
올들어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해 궁지에 몰렸던 슈뢰더 총리는 이번당수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당의 단합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슈뢰더 총리는 당수 재선이 확정된 후 "매우 성공적인 결과"라면서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뢰더 총리는 전당대회 개막 연설에서 기민당의 뇌물 스캔들과 헬무트 콜 전총리겸 기민당 당수의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비난을 가했다.
그는 기민당이 국가를 파산의 위기로 몰고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콜 전 총리는 법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으며 정치인으로서 상식 밖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콜 전 총리는 당에 이로운 것이면 국가에도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결과는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민당의 크리스타 란치오-플라트 규율위원장은 "우리 당에는 비밀 계좌도, 비자금도 없다"고 말해 기민당의 비밀계좌 보유 사실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사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기민당의 뇌물 수수 의혹과 불법적인 정치자금 모금에 대해 집중적인 공세를 가함으로써 잇단 선거 패배 이후 침체된 당의 분위기를쇄신하고 정치적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독일 2위의 대형 건설회사 홀츠만의 부도 위기에서 정부가 개입해 회생시킨 것은 7만명의 노동자를 실직 위험에서 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오는 9일까지 계속되는 사민당 전당대회에서는 슈뢰더 총리가 제안한 세제 개혁안에 대한 평가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당내 좌.우파간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슈뢰더 총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좌파가 요구하는 `부유세' 도입을 거부하면서 상속세 중과등 조세 형평을 가져올 수 있는 5개 방안의 세제 개혁안을 제의해 놓고 있어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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