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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 한국인의 얼굴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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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 한국인의 얼굴 한자리에

입력
199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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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참모습을 투영한 대표작을 꼽는다면 어떤 작품을 내세워야 할까. 조선시대 김홍도나 신윤복이 풍속화에서 즐겨 그렸던 아리따운 자태의 여인일까, 아니면 윤두서의 검고 짙은 수염의 자화상일까. 고대미술 회화에 별반 관심없는 사람은 고희동, 구본웅, 오지호, 이쾌대의 개성있는 현대미술 회화가 그래도 대표적 인물화가 아니냐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이 모든 한국인의 얼굴을 한자리에 모은 밀레니엄 특별전 「인물로 본 한국미술전」이 12월10일부터 2000년 2월 27일까지 호암갤러리(평면)와 로댕미술관(입체)에서 열린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화두로 한 이번 전시회에는 신석기시대 조개로 된 사람얼굴(人面裝飾조개)에서 조덕현씨(이화여대 교수)의 99년도 회화작품(회화Ⅱ)까지 모든 시대를 포괄한 한국적 미의 세계를 농도깊게 드러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고미술 135점, 근현대미술 66점 등 총 201점의 평면과 입체작품을 망라했다.

조인수 호암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초상화는 한국회화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업적을 남긴 분야로 이 부분 전시에 특히 비중을 두었다』 면서 『도교의 신선그림이나 불교의 석가모니 그림 등 도석(道釋)작품은 소재나 인물표현에서 중국적인 냄새가 심해 제외했다』 고 말했다.

조선시대 최고 초상화가로 꼽혔던 윤두서의 자화상을 비롯, 한종유와 변상벽 두사람이 합작해서 그린 「김재로 초상(金在魯 肖像)」, 이명기, 이한철의 작품 등 당시 문인선비들의 박진감 넘치는 초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김홍도의 「평생도병(平生圖屛)」, 김득신의 「풍속병풍(風俗屛風)」 등은 당시 사회상을 절묘하게 표현한 풍속화의 백미이다. 조선시대 민간에서 성행한 「문, 무인석(文, 武人石)」이나 형형색색의 「벅수」 등은 당시 사람들의 풍부한 얼굴표정을 읽게 해주는 돌조각이다.

삼국시대 인물미술도 빈약한 것만은 아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시대 불상들은 본격적인 인물상의 시작이랄 수 있는 불상들이 어떻게 독자적으로 변화했는지 보여준다. 특히 신라의 미소로 불리우는 흥륜사지 출토의 「인면문(人面文)수막새」와 천하의 화평과 소원성취를 기원했던 것으로 보이는 「노래하는 토우(土偶)」 「악기타는 토우」 등은 신라인의 수더분하면서도 넉넉했던 심성을 읽을 수 있는 조각품이다.

현대미술회화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화를 도입했던 고희동의 「자화상」을 비롯, 1935년 선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던 요절화가 이인성의 「경주 산곡에서」, 한국적 전통을 즐겨 그린 박생광의 「무녀」, 농촌현실을 끊임없이 화폭에 담아온 이종구의 「속·농자천하지대본」 등 근현대 서양화 태동과 현대미술 회화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망라했다.

근현대조각품으론 윤효중의 「물동이를 인 여인」, 윤승욱의 「피리를 부는 소년」, 김경승의 「소년입상」, 김종영의 「작품 64_2」등 근대조각을 태동시킨 선구자들을 비롯, 전뢰진, 백문기, 최종태, 강관욱, 이영학, 백남준 등 현대 작가들의 작품들도 한자리에 모았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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