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7일 화성남극착륙선(Mars Polar Lander·MPL)의 사실상 마지막 신호 수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JPL은 지난 3일 화성 남극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MPL로부터 신호를 수신하기 위해 6일밤과 7일 아침 사이(현지시간) 7번째 시도를 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나사의 화성탐사 실패는 이번이 5번째다. 이로써 JPL은 MPL의 신호 수신을 사실상 포기, 화성의 물과 가스의 존재 여부를 탐사하려던 당초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사는 이에 따라 MPL 시스템을 「중립」 혹은 「안전 모드」에 놓은 뒤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화성측량위성을 통한 원격조정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성공확률은 극히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신호 수신에도 실패하면 나사는 앞으로 몇주일 동안 화성측량위성을 통한 신호 수신 시도를 계속하게 되지만 역시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미 과학계에서는 이번 실패에 따라 기술적 책임과 1억6,500만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에도 나사 엔지니어들의 계산착오로 화성 기후탐사 위성이 궤도진입에 실패했었다. 일부에서는 나사의 야심찬 화성탐사계획자체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거의 개발단계에 접어든 「2001 서베이어호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의원 등 비판론자들은 당장 나사의「더 좋고, 더 싸고, 더 빠른」우주 탐사선 개발정책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로봇팔 등 MPL 개발에 지대한 기여를 한 재미 한국인 과학자 박영호(朴英虎·53·미국명 로버트 L. 박) 박사는 이날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비판론자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일부 의원등 비판론자들은 이번 사태로 능력부족을 탓하며 나사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MPL이 무인탐사선이라 인명 손실이 없었고, 개발비용도 우주왕복선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MPL이 명백히 실패했더라도 이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프로젝트에 전체 예산을 쏟아붓는 것보다 저렴한 우주탐사선을 사용하는 것이 더 지혜로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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