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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없는 추락 '환율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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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없는 추락 '환율비상'

입력
199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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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환율이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연중 최저선(1,149원)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외환당국의 거듭된 메시지에도 불구, 환율은 7일 달러당 1,140원 벽까지 무너뜨리는 폭락양상을 보였다.▦수출 대(大)비상 일본과의 경합관계상 국내 수출업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원·엔환율. 최근의 급격한 엔고(高)를 통해 원화절상(하락)에 다소 여력이 있었지만 환율급락으로 원·엔환율까지 100엔당 1,102원대까지 떨어졌다. 대일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100엔=1,100원」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어서 이제 엔고 효과는 거의 상쇄된 셈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아시아 경쟁국들에 대해서도 환율로만 10% 이상의 가격경쟁력 손실을 입고 있다. 원화환율의 연말대비 절상률은 6%. 그러나 대만(뉴타이완달러)은 고작 1.8% 절상에 그치고 있다. 홍콩(홍콩달러), 말레이시아(링기트), 중국(위안)은 환율이 달러에 고정(페그환율)된 상태이고 태국(바트)은 오히려 작년말에 비해 5.7%나 환율이 절하(상승)했다. 김용덕(金容德)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일부에선 엔고의 반사이익을 이유로 원화절상을 용인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엔고의 효과는 결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도 경상수지흑자목표는 대략 100억달러.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국내 설비투자 및 소비회복에 따른 자본재·소비재 수입급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환율절상으로 수출위축이 빚어질 경우 흑자목표달성은 불투명하고, 월중으론 IMF체제이후 처음으로 적자가 벌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하락, 막을 수 있을까 외환당국과 시장의 판단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수급상에는 문제가 없다. 시장의 투기심리가 환율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12월만 보더라도 은행권 대손충당금적립 15억달러, 성업공사의 외화부실채권매입 5억~10억달러, 대우 해외채권매입 15억~20억달러등 환율하락을 저지할 만한 충분한 수요가 있는데도 시장내 투기세력들이 이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정부가 수요를 과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환딜러는 『부채비율 200%를 맞추려는 기업들의 외자유치, 이달들어 일주일만에 4억달러나 유입된 외국인주식자금, 연말 무역수지흑자자금등을 감안하면 엄청난 공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딜러는 『정부는 그동안 환율하락에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인플레압력 해소를 위해 사실상 절상을 수용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며 『앞으로 대규모 개입만 없다면 1,100원이하로도 떨어질 수 있는 장세』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손석민기자

hermes@hk.c##########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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