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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에서도 '어글리 코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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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에서도 '어글리 코리언'

입력
199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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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계에서도 어글리 코리안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씨처럼 인터넷 게임에서 승부를 조작, 세계챔피언이 되는가 하면 사이버 여론조사에서 그릇된 애국심으로 몰표를 던져 여론을 왜곡시키기도 한다.지난 8월초 미국 워싱턴대 학생들이 세계 최고의 미인을 뽑기 위해 개설한 웹사이트(www.freevote.com/booth/beauty)는 한국 네티즌의 그릇된 애국심으로 초토화했다.

이 사이트가 개설되자 순식간에 김희선 고소영 등 한국의 미녀 탤런트 5~6명이 쟁쟁한 월드스타를 제치고 상위권에 랭크됐다. 하지만 곧 내막이 드러나면서 이 사건은 한낱 쑥스러운 「3류 코미디」로 전락했다. 국내 네티즌들이 김희선 등 한국의 인기 연예인을 후보로 추천한 뒤 벌떼처럼 몰려가 「몰표」를 행사한 것. 이에 힘입어 한국 연예인들은 톱10 중 5자리를 싹쓸이하는 쾌거(?)를 올렸다. 결국 참다 못한 사이트 운영자가 『한국 네티즌들은 내 사이트를 망치는 몰표행위를 멈춰달라. 다른 참여자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한국 연예인들을 후보에서 삭제했다.

인터넷에서 특정역할을 맡아 게임을 벌이는 「울티마온라인」은 전세계인들이 참여할 만큼 인기가 높다. 이곳에서 한국의 네티즌이 맡은 등장인물이 다른 나라의 네티즌이 조종하는 캐릭터에게 죽게 되자 주변의 동료들을 모두 불러모아 외국네티즌의 캐릭터를 뭇매로 죽게 만들었다. 나중에 알려진 진상은 한국의 네티즌들이 다른 나라 초보네티즌을 괴롭히다가 오히려 다른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게 됐고 그 과정에서 죽게 된 것이어서 한국인들의 패거리주의가 화제가 된 경우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스타크래프트가 열리는 배틀넷은 특히 한국인의 폐쇄주의와 패거리문화가 강한 곳으로 유명. 한글로 된 시합장을 개설해 놓고 외국인, 특히 일본인들이 들어오면 영어로 심한 욕설을 퍼붓거나 집중공격으로 아예 발을 못붙이게 만든다. 또 일본인들이 만든 시합장을 보면 여럿이 몰려가 시합이 불가능할 만큼 대화창을 어지러운 낙서로 도배하고 대결을 방해해 사이버공간의 문제아들로 지목되고 있다.

사이버세계의 어글리코리안은 사이버 세계에 국경이 없기 때문에 아날로그시대의 어글리코리안보다 훨씬 더 빨리 더 추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승부조작행위는 프로게이머들 사이에 담합으로 이어져 소수 특정인들이 대회를 휩쓸고 상금을 독식해 신인들로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풍토를 만들고 있다. 최씨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프로게이머로 성공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프로게이머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그는 『이런 현실도 모른채 할 일을 팽개치고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연습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인터넷게임 스타크래프트 세계챔피언 이모(20·ID SG.ssamjang)씨. 세계의 쟁쟁한 프로게이머들을 물리치고 챔피언이 된 그는 모 인터넷업체 TV광고 모델로까지 출세(?), 청소년들의 우상이 되었지만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신은 물론 국내 네티즌과 인터넷게임 동호인들을 망신시키고 있다.

이씨는 「어뷰즈(abuse)」라는 수법을 사용해 승부를 조작했다. 어뷰즈는 한 사람이 여러개의 유령 이용자번호(ID)를 만들어 놓고 승부를 조작하는 수법. ID만 보면 서로 다른 사람이지만 사실은 자신이 자신과 대결하는,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것과 같다.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열리는 배틀넷사이트에서 실명확인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가능하다.

.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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