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의 대선주자 6명이 모여 처음으로 상호간의 질의응답이 허용된 직접토론회를 가졌으나 서로가 예봉을 피해가는 바람에 싱겁게 끝났다.북동부지역에서의 유세로 인해 화상중계 방식으로 참여한 존 맥케인 상원의원을 제외하고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 오린 해치 상원의원 등 5명의 후보주자는 6일 오후8시 CNN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1시간동안 맥케인의 안방인 애리조나주에 모여 토론을 벌였다.
피닉스의 오피엄극장에서 열린 토론회는 CNN 여기자 주디 우드러프의 사회로 먼저 CNN 기자 2명이 각 후보에 대해 교육과 세금, 국제현안을 물은데 이어 각 후보가 2차례씩 상대후보에 대한 질문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공화당 후보의 합동토론회는 그간 4차례 열렸으나 사회자의 질의에 후보자가 응답하는 형식이었을뿐 후보자간의 질의응답이 이루어진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관심을 끌었던 후보자간의 공방은 각자 돌다리를 두드리듯 인신공격성 질문을 삼간채 우회적인 질의만 오갔다. 그간 부시공격의 선봉에 섰던 출판업자 스티브 포브스도 부시에게 유가문제에 대해 가벼운 공세를 가할 정도였다.
정작 열띤 공방은 엉뚱하게도 보수주의운동가 게리 바우어와 포브스간에 사회보장제도를 놓고 빚어져 이채를 띄었다. 심지어는 포브스가 부시에게 『스티브라고 퍼스트네임을 불러달라』고 하자 부시가 『그러면 나도 존이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등 코믹한 분위기로 치달았다.
또한 부시로부터 『경륜이 부족하다』고 비난받은 해치 의원은 부시에게 『내 밑에서 8년동안 부통령 생활을 하게나, 꼬마야(boy)』라고 응답해 폭소가 일었다.
토론회를 주최하고 생중계한 CNN은 후보들의 공방이 구렁이 담넘듯 긴장감없이 끝나자 「논쟁」보다는 「아첨」을 주고받았다고 후보들을 비꼬았다. 다음 직접토론회는 새해 1월24일 아이오와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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