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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경원사건' 수사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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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서경원사건' 수사 끝났나

입력
199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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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원 전의원의 밀입북과 관련된 김대중대통령의 혐의를 재수사중인 검찰의 행보가 기이하다.『김대통령이 서전의원에게서 1만달러를 받고 노태우대통령에게 싹싹 빌어 없던 걸로 했다』는 발언을 문제삼아 국민회의가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을 고발하자 검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정확히 10년전으로 거슬러간 검찰은 서전의원측이 1만달러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제출한 「2,000달러 환전표」를 찾아냈다.

당시 수사 검사와 안기부 직원들이 조사를 받았다. 서전의원이 김대통령을 만날 때 동행했던 농민들은 「흰 봉투」가 김대통령에게 건네지지 않았다고 검찰에서 증언했다.

과거 검찰이 정치권의 사주를 받아 「흰 것을 검게」조작했을 수도 있는 행위를 스스로 밝히고, 암울한 역사를 반성하겠다는데 반대가 있을리 없다. 그러나 파죽지세로 치닫던 수사는 정의원이 소환에 불응하면서 게걸음을 치더니, 정치권 대화재개를 감지하고는 아예 서 버린 모습이다. 오히려 새로 밝혀낸 사실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사의 시작은 정의원에 대한 고발이었다. 정의원의 처벌과 실체적 진실규명은 별개다. 「한풀이 수사」「정형근 죽이기」란 의혹에도 불구, 검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 것은 잘못된 과거 청산의 중요성 때문이었다.

불러도 대답없는 정의원에 대한 잘 잘못은 국민에게 맡겨도 좋다. 하지만 드러난 사실이 정치권의 입맛에 맞든, 맞지 않든 수사결과는 발표돼야 한다. 곧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다.

정치권 눈치보는 검찰상은 버리고 가자.

정덕상기자

jfur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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