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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새 지키는 '100만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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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새 지키는 '100만 대군'

입력
199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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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원 1,000명에 회원 100만명. 연간예산은 4,000만파운드(약 800억원)」 이동전화업체의 「신상명세」가 아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환경단체 RSPB(Royal 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Birds).영국 런던에서 북쪽으로 100여㎞ 떨어진 케임브리지 인근 베드포드지역. 도심을 지나 한적한 숲속으로 들어가면 성채를 연상케하는 RSPB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15만평 크기의 숲과 각종 새들에 둘러싸여 있는 이 센터는 영국의 환경, 특히 습지와 새들은 지키는 첨병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RSPB가 직접 사들여 보존하고 있는 습지와 녹지는 140여개 지역에 총 3억평. 서울 크기의 1.5배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이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아직도 연간 200만파운드(약 46억원)을 땅을 사들이는 데 투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WWT 등 다른 환경단체와 함께 국내외 환경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환경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직원과 회원들이 어느곳에나 찾아가 해결책을 모색한다. 최근에는 회원들의 힘을 모으고 다른 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유럽연합(EU)이 추진하려던 「지역별 사냥합법화법안」을 무산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RSPB의 「파워」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100만 회원을 거느린 영향력도 대단하지만, 100년이 넘는 RSPB의 역사는 그 무게를 더 한다. RSPB의 탄생배경은 이색적이다. 영국이 여전히 세계를 호령하던 1889년. 귀족들이 새를 잡아 모자장식 등으로 사용하는 데 격분한 일부 선각자(귀족)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모임을 만든데서 RSPB의 역정이 시작됐다. 특히 당시만해도 취업이 금지돼 있던 귀족부인들이 「본업(本業)」으로 이 모임에 대거 동참, 세를 확장할 수 있었다고 RSPB관계자는 전했다. RSPB회원들이 내는 연회비는 24~60파운드. 13~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회원클럽도 운영, 새로운 밀레니엄의 환경일꾼을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의 회원은 6만3,000여명. 연예산은 20억원에 그치고 있다. 최열(崔冽) 환경연 사무총장은 『환경운동을 국민적인 운동으로 발전시키지 않는 한 환경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베드포드=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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