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마무리단계에 와 있는 4대그룹은 내년에 조단위 흑자경영 청사진을 짜고 있으나 중하위그룹들은 은행들의 만기연장·신규대출 기피로 내년 계획은 커녕 연말 자금 위기를 맞고 있다.7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집중적으로 비주력사업 정리와 재무구조개선작업을 펴 온 4대그룹은 연말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내년부터는 핵심역량사업을 중심으로 수익경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LG가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한데 이어 현대 삼성 SK 등 대기업들이 새해 사업계획을 놓고 막바지 조정작업을 펴고 있다.
■ 장미빛 청사진 짜는 4대그룹
계열사를 79개에서 26개로 대폭 슬림화한 현대는 내년부터에 자동차, 전자, 중공업, 건설, 서비스·금융 등 5개사업부문으로 집중, 내년에 매출 105조원에 순이익 4조5,000억원을 돌파한다는 전략. 삼성은 전자, 서비스, 금융 등 3개 핵심분야 집중으로 11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순이익 규모도 올해 4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는 내년 매출 규모를 올해보다 12% 증가한 83조원, 순이익규모는 올해 3조원에서 내년에는 33% 늘어난 4조원으로 잡고 있으며, SK도 내년도에 매출 55조원에 순이익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 중하위그룹 돈가뭄
은행들의 대출세일을 받고있는 상위재벌들과는 달리 쌍용 금호 효성 고합 벽산 등 중하위그룹및 전문기업들은 연말 자금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블랙리스트」로 찍힌 일부그룹들은 어음할인도 안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당그룹의 협력업체와 납품업체들에게 불똥이 튀여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금한파의 요인은 채권은행들이 연말엔 통상 자금을 회수하는데다, 올들어 BIS자기자본비율(8%) 맞추기와 내년부터 더욱 엄격해지는 여신규정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중하위그룹들은 내년 설비투자용으로 확보한 유보금을 당장 차입금을 갚는데 급급, 설비투자 위축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K그룹관계자는 『채권은행이 BIS자기자본비율과 새로운 여신기준 등을 내세워 신규대출은 물론 차입금 상환을 독촉하고 있다』면서 『내년 신규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kpark@hk.co.kr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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