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가가 경찰관들을 앞에 앉혀놓고 「고문하지 말라」고 으름장까지 놨으니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상당히 향상된 셈이지요』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 제51주년을 맞는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한국지부 오완호(吳完鎬·37·사진)사무국장은 황무지였던 국내 인권분야에 새싹을 틔운 선구자. 올 4월6일께 대구 남부경찰서 강당에서 경찰관 200여명을 상대로 인권특강까지 했던 그는 영남대 재학중인 80년대 초반부터 학생운동과 재야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직업인권운동가로 통한다.
대학 졸업반인 84년 앰네스티 일반회원으로 참가한 그는 87년 한국앰네스티 연락위원회와 89∼91년초 조절위원회 대표간사를 맡다 91년 3월 정식출범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대구 중구 공평동 81의 15 우원빌딩 7층)사무국장을 맡았다. 당시 100여명에 불과했던 국내 회원들은 현재 2,6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그동안 그는 세계인권 및 난민사진전과 인권포스터전을 개최했고 인권학교도 개설, 시민들에게 인권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단체 성격상 인권활동의 범위도 국내외를 망라하고 있다. 국가보안법및 사형제도 폐지부터 중국과 스리랑카, 동티모르 인권문제에 대한 캠페인도 해마다 열고 있다.
그는 『양심수 석방운동의 경우 처음 1∼2년간은 전혀 효과가 없다 6∼7년이 지나면 가슴 찡한 보람을 얻게된다』고 흐뭇해했다. 91년 국내서 살인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까지 받은 아지즈와 자말씨등 파키스탄인 2명에 대해 자체조사까지 벌인후 『주범이 따로있다』며 석방운동을 벌여 지난해 12월 마침내 석방된 일을 그는 잊지못한다.
『인권운동을 하다보면 국경을 초월한 연대의식을 느낀다』는 그는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앰네스티 사무국과 매일 전화와 팩스, 전자우편(E-Mail)등을 통해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인권운동이라면 매우 정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자의 권리와 환경, 노동등 생활과 밀접한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며 『전세계 양심가들이 국경을 초월해 활동하는 인권운동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세계 162개국에 55개지부와 110여개 지역사무실을 두고 있는 국제앰네스티는 인권신장에 대한 공로로 77년 노벨평화상, 78년 유엔인권상을 수상했다.
대구=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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