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외국인들의 국내 빌딩매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외환위기이후 빌딩가격이 급락한데다 외국 기업들의 국내진출이 활발한데 따른 것이다.또한 지난해 6월 국내 부동산시장 개방이후 올 3·4분기까지 외국인들이 매입한 토지는 서울지역에서만 1조562억원어치에 달해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이후 외국인들의 국내 토지 및 빌딩매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6일 건설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4월 외국법인 엠텍코리아가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지상 5층짜리 양재빌딩을 50억원대에 매입한 이후 최근까지 모두 8개의 중대형 빌딩이 외국법인에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한달에 1개꼴로 서울의 빌딩이 외국인 소유로 바뀐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외국인들에게 매각되는 빌딩이 매입가격 100억원을 넘는 대형빌딩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서울 역삼동의 24층짜리 현대중공업 빌딩이 1,250억원대에 미국계 RDC사에 매각된데 이어 롯데백화점 옆 21층짜리 한빛은행 본점(옛 한일은행 본점) 건물도 1,200억원대에 미국계 SGC사에 팔렸다. 이 회사는 8월 13층짜리 옛 상업은행 본점과 주차장을 370억원에 사들였었다. 지난 7월에는 한국휴렛팩커드가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22층짜리 고려파이낸스빌딩을 700억원대에 매입했다.
중형빌딩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입은 올들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5월 외국법인 「시몬느」가 강남구 삼성동 지상13층짜리 삼덕빌딩을 75억원에 매입했고 8월에는 서초동에 있는 6층짜리 선영빌딩이 외국기업에 팔렸다. 강남구 청담동의 3층짜리 청담빌딩도 최근 프랑스의 루이비통사에 50억원대에 팔렸다.
미국교포를 중심으로 빌딩이외에 서울지역의 상가건물이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강남이나 서초, 용산구 등 경관이 좋고 고급주택과 오피스빌딩이 몰려있는 곳을 집중 매입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부동산시장이 개방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4분기까지 외국인의 서울지역 토지취득 규모는 1,821건에 총 54만9,000 ㎡에 달하며 구입금액 기준으로는 1조56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교포들의 투자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로 6월 이후 247건에 거래 면적은 3만5,000㎡ (1,529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 기간중 교포 219명이 집중적으로 토지를 구입했다. 주로 주택이 몰려 있는 용산구에서는 외국인이 194건의 토지거래를 했고 이중 164건은 교포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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