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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저널] 미대선주자 성숙한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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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저널] 미대선주자 성숙한 토론

입력
1999.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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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저녁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6인 합동 TV토론회는 미 유권자의 관심을 끈 흥미진진한 이벤트였다.이유는 단 하나. 공화당의 대선후보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율을 보여 「골리앗」의 대우를 받아온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이날 처음으로 TV토론회에 모습을 드러냈기때문. 여타 후보로부터 집중공격을 당할 것을 우려한 부시는 그간 3차례 열린 공화당후보 합동토론회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참가를 기피해오다 여론이 나빠지자 이번에는 마지못해 떠밀리듯 참석했다.

따라서 이날 토론회는 자연히 부시를 타킷으로 한 1대5의 설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지지율 2위를 기록하며 맹렬히 부시를 추격중인 「열혈한」 존 맥케인 상원의원의 공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막상 토론회가 시작되자 출판재벌 스티브 포브스와 토크쇼 진행자 앨런 키즈 등이 부시공격에 열을 올렸을뿐 맥케인은 오히려 집중포화를 받는 부시를 『매력적 인물』이라며 감싸고 나왔다. 그러자 이에 화답하듯 부시도 『다혈질적인 성격이 대통령직에는 어울리지않는다』며 다른 후보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는 맥케인을 『훌륭한 분』(good man)이라고 옹호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베트남전 참전중 포로생활까지 했던 맥케인의 공세를 기대했던 여타 후보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토론회가 끝난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시는 집중공세를 선방한 점이, 맥케인은 급한 성격을 자제한 점이 호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날 부시에 대한 인신공격을 삼간 맥케인은 뉴햄프셔주 유권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부시를 처음 리드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치분석가들은 이같은 맥케인의 약진에 대해 『절제력을 과시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사사건건 상대방의 약점을 물어뜯으며 이전투구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정치의 현실이 새삼 떠올랐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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