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담배 피며 행패를 부리는 아이들. 숨막히는 학교에서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들. 우리는 그들을 「불량학생」이라고 부른다. 성적으로 철저히 편이 나뉘고 인성마저 성적순으로 매겨지는 상황. 학교와 사회는 불량학생들을 벼랑으로 내 몬다. 5일 iTV(인천방송)에서 방영한 「바람의 아이들」은 부모조차 포기한 벼랑끝 아이들을 끌어 안은 경남 합천 원경고등학교의 1년 풍경을 담담히 보여줬다.학교 교정 흡연구역 내에서 담배 피는 아이들, 자유스럽게 화장하는 여학생들, 그리고 교실에서 당구치는 학생들. 일반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모습들이 충격적이다. 이들 학생을 끌어 안으려는 교사들은 지시 사항이 강제적이라며 교실 유리창을 모두 깨버린 학생들의 「폭동」 앞에서 좌절한다. 아이들에게는 이곳에서마저 내몰릴 위기가 닥쳐 온다. 그러나 학생과 교사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 위기를 넘기고 8명의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방송은 끝이 난다.
이 프로그램은 삶의 사실성에 바탕을 둔 다큐 전형을 보여줬다. 처음 학생과 교사들의 격렬한 항의로 제작진은 촬영을 거부당했다. 집요한 설득으로 1년여 생활을 함께 하며 학생들의 방황과 좌절, 교사들의 혼돈 등을 근접촬영해 그대로 보여줬다. 그속에서 편견에 가득찬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좀 아쉬웠다. 한 대안학교의 실험 만을 단편적으로 엿보게 하는 것에 그치는 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이다. 대안 학교의 실험도, 우리 사회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작업도, 그리고 새로운 다큐 스타일의 정립도.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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