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한국의 조지 소로스 이모(35)씨를 찾아라」단돈 1,000만원으로 130억원을 벌어들인 주식투자의 귀재 이씨는 6일, 단연 시중의 화제였다. 중졸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각고의 노력끝에 「투자의 귀재」로 우뚝선 그의 신화가 샐러리맨들 사이에서 관심을 증폭시킨 것이다. 그러나 쏟아지는 이씨의 연락처와 신원에 대한 문의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관련 증권사들은 굳게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씨가 원하지 않는다』는게 이유였다.
이씨는 올초까지 D증권 청주지점과 거래를 해오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D증권 올림픽 지점과 거래해왔다. D증권 올림픽지점은 이씨에게 상담실 한켠을 내주기까지 했다.
증권사 내에서 「이사장」으로 불리던 이씨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늘 정시에 출근해 컴퓨터만 뚫어지게 바라보다 매매가 끝나면 곧바로 퇴근, 직원들도 그가 누구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였다.
전화연락이나 방문자를 싫어하는 것은 물론, 지점장과의 저녁자리도 늘 마다해왔다는 것. D증권 올림픽지점 관계자는 『이씨가 중졸출신이었다는 사실을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며 『자신의 사생활이나 이력을 철저히 숨겨왔다』고 전했다. 그래서 알려진 이씨의 사생활은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살며 결혼해 아이가 있다」는게 고작.
이씨가 주로 구사한 투자방법인 「공매도주문」은 반대급부로 증권회사 영업직원들에게 큰 손해를 안겨 이씨는 상당수 직원들 사이에 「손봐야 할 대상」으로 찍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터져나온 20억 협박갈취 사건도 이들의 복수극의 일환이었던 셈. 또 이씨는 올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5건정도의 매매심리를 받으면서 심하게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씨는 10월 『잠시 쉬어야겠다』는 말만 남기고 종적을 감췄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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