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이의 나이는 중1년생에 해당하는 13세. 하지만 또래처럼 중학생이 아니라 서울 총회신학원 신학과 1학년의 어엿한 대학생이다. 집에선 「텔레토비」드라마에 푹 빠지는 아이지만 바깥에선 신과 인간의 본질을 생각하는 신학생으로 변신한다. 소현이는 올해초 천안 서초등학교 졸업 후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9월 곧바로 대학에 진학했다. 이렇게 소현이가 학력을 몇단계 건너뛰게 된데는 아버지 안광희(41·단국대 대중문화연구소 연구원)씨의 영향이 매우 크다.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안씨는 외동딸 소현이에게 연극이 즐겁게 놀면서 배우는 「놀이」가 되게 해주었다. 연극 무대에서 걸음마를 배웠고 소품을 장난감삼아 놀았던 소현이는 『초등학교 시절에 1년 평균 100여편을 관람한 것같다』고 기억한다. 아버지와 함께 대본을 만들고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소현이는 연극을 통해 부쩍 성장했다. 안씨는 『연극은 말하기, 듣기, 읽기가 동시에 이뤄지는 종합학습수단』이라며 『다른 사람의 삶속에 들어가 대리 인생을 경험함으로써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며 협동작업을 통해 사회성이 길러진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소현이는 나이 차이의 어려움없이 대학 생활을 잘 해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신학교인 탓인지 소현이 학교에는 사회 생활을 경험한 30대 이상이 유난히 많다. 그런 그들도 자기 의견을 논리적으로 펴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소현이를 어린애가 아니라 동료이자 친구로서 대접해준다.
소현이가 연극말고 좋아하는 것은 여행. 안씨는 강의가 없는 날이면 학교의 허가를 받아 소현이와 며칠씩 여행을 떠난다. 방학때는 아빠, 엄마와 셋이서 한달이상을 여행하기도 하는 소현이는 『울릉도 빼고 안 가본 곳이 없어요.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체험하면 내가 성장하는 것이 느껴집니다』라고 말한다.
소현이는 내년 2월이면 중국 북경어언문화대학 한영과 2학년에 편입해 유학생활을 시작한다. 그래서 거주지인 천안과 서울의 학교를 매일 기차로 오가는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중국어와 영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소현이의 목표는 외교관이지만 한의학을 공부해 슈바이처 박사처럼 오지의 병든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싶기도 하고 세계적인 연극 배우로 활동하고 픈 마음도 있다.
소현이는 『이것저것 다하자면 시간이 부족할 것같아 아쉽지만 중·고교 과정을 생략했습니다』라며 『남들에게 맞추어 살기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진정한 행복이 찾아오는 게 아니겠어요』라며 어른스럽게 인생관을 밝혔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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