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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에 두손든 '5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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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에 두손든 '500엔'

입력
1999.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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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위조된 500엔짜리 주화 문제로 골치를 앓아온 일본 당국이 재질과 디자인을 바꾼 새로운 주화를 발행하기로 했다. 일본이 변·위조 방지를 위해 새 주화를 발행하는 것은 1897년 이래 처음이고 그 직접적인 원인은 한국의 500원짜리 동전때문이다.대장성이 내년 8월부터 발행, 25억개 정도의 현행 주화를 대체해나갈 계획인 새 주화는 크기와 무게는 현재의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구리·니켈의 합금에 새로 아연이 추가돼 약간 노란색을 띠게 되며 전기저항이 현재의 500엔짜리 주화와 달라진다.

크기와 무게, 전기저항 등으로 주화를 식별하는 자동판매기는 새로운 성분의 주화를 정확히 가려내게 된다. 또 동전 모서리에 빗금 무늬가 새겨지고 보는 각도에 따라 숨어있던 무늬가 떠오르는 「잠상(潛像)」을 채용, 제조 비용을 크게 높여 위조를 막는다.

일본 당국이 막대한 발행 비용은 물론 대당 2만엔으로 추산되는 전국 500여만대의 자동판매기 개조 비용 등을 무릅쓰고 주화 변경에 나선 것은 크기와 성분이 똑같아 조금만 살을 깎아 무게를 줄이면 자동판매기가 「500엔」으로 읽는 한국의 500원짜리 동전때문이다.

올 들어서만도 500원짜리 동전을 변조한 「500엔 주화」가 65만여개나 자동판매기를 통과, 3억엔 이상의 손실을 가져왔다. 특히 최근에는 변·위조 조직이 국제화, 한꺼번에 수만개의 500원짜리 동전을 들여오는 예가 늘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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