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팀이 수사막바지에 난제를 떠안고 고심중이다. 화두는 옷로비 의혹에 대한 사직동팀 최초내사시점. 특검팀은 이미 사직동내사시점을 1월15일로 공식확인한 바 있는데 사직동팀 최종보고서와 최초보고서 추정문건을 공개한 이형자, 배정숙씨측이 1월7~8일설을 들고 나오며 논란에 휩싸였다.최초 내사시점은 1월8일로 드러난 연정희씨의 코트 반납 동기와 맞물려 있어 이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을 수 있다.
논란의 시발점은 먼저 이형자씨가 제공했다. 이씨는 3일 밤 특검조사에서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자신은 1월 7, 8, 15, 19일 등 4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최초 내사시점은 1월7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히 1월8일 횃불선교센터에서 조사받을 때 사직동팀장 최광식총경이 있었다는 새 사실을 폭로했다.
이때까지만해도 특검팀은 이씨 주장이 「신동아측의 김태정 낙마 음모론」이 불거져나오고 검찰수사가 착수된 뒤 공개됐다는 점에서 반신반의했다. 이씨가 대부분 진술내용을 기억에 의존하고있고, 이씨 주장과 배치되는 물증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씨는 4번의 조사중 비서 고민경씨에게 사직동팀에 진술서를 대필토록 한 날짜가 1월8일이라고 했지만 사직동팀이 특검팀에 제출한 진술서에는 작성날짜가 1월19일자로 돼있었다. 고씨도 『진술 대필 날짜는 19일이 맞는 것 같다』며 이씨와 어긋나는 진술을 했다.
이에 대해 양인석 특검보는 이씨와 최팀장을 조사한뒤 『사직동 최초내사시점에 관한 한 이씨측의 주장이 깨졌다』며 내사시점은 1월15일임을 공식확인했다.
하지만 4일 소환된 배씨마저 「전화를 받았다」는 메모가 적힌 수첩 등을 내세우며 1월8일설을 주장하자 특검팀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신동아 음모론」과 관련된 이씨는 몰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최초보고서 문건까지 공개한 배씨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씨측은 1월8일 조사사실과 가족이 목격한 사실을 들며 수사요원들과의 대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이에따라 의혹해소차원을 넘어 수사의 신뢰성 차원에서 내사시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분 수사는 결국 검찰이 수사중인 최초보고서 작성자와 김태정전장관의 입수경위 파악이라는 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검팀이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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