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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회복 선언'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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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회복 선언' 유감

입력
1999.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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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중순 있는 「월례 경제보고」 발표를 앞두고 일본 경제기획청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곤 한다. 생산 소비 건설 투자 무역 등 부문별 판단은 통계에 간단한 해석을 덧붙이면 그만이지만 정부의 경기 인식을 드러내는 「종합 판단」 부분은 신중하지않을 수 없다. 현실보다 어두운 판단을 내려 국민의 어깨를 지나치게 처지게 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현실 이상으로 부풀려 우쭐하게 만들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최소한 그릇된 메시지를 전하지않으려는 각오에서 경제기획청은 「종합 판단」부분을 늘 애매한 은유법으로 채워왔다. 지난해 작가 출신인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 장관의 부임 이래 경제기획청의 은유법은 더욱 현란해졌다.

올 하반기 들어 일본 경제는 모든 분야에서 분명한 회복 조짐을 보여왔다. 그런데도 11월의 종합 판단은 『완만한 개선이 계속되고 있으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에 그쳤다. 「경기 회복」이라는 표현은커녕 「바닥을 때렸다」는 말조차 아직 나오지않았다. 지난해 12월에 「변화의 태동」, 올 3월에는 「하방 경직」을 거론한 이래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오랫동안 정부의 경기 인식을 『지나치게 안이하다』고 비판해온 민간 연구소들도 이제는 「지나친 신중」을 거론하고 나설 정도이다.

지난주말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경제회복 선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80도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한국 정부의 목소리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사실 양국 정부의 태도는 경제 체질의 현격한 차이를 차치하더라도 너무 대조적이다. 지난 2년간의 고통에서 벗어나지못하는 많은 국민을 생각할 때 한국 정부의 자신있는 태도가 경솔한 것이 아닌지 불안하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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