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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투자 CEO알면 '절반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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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투자 CEO알면 '절반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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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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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성공신화는 여느 소설보다 흥미롭다. 넌픽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은 으례 좌절과 실패로 점철된다. 5%도 안된다는 성공신화를 꿈꾸며 중소기업청에 등록한 벤처기업은 11월말 현재 4,800여개.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예비창업자들이 직장에서, 강의실에서, 반지하 자취방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성공한 20개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좌절과 성공신화, 경영철학 등을 책으로 엮었다. 책은 이달 중순께 출간된다. /편집자주

■터보테크

『공작CNC컨트롤러라고 들어본 적 있나. 공장에서 기계를 조정하는 장치인데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한다지 뭔가』 88년 4월. 우연히 듣게 된 이 말 한마디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박사 출신 공학도 5명을 청계천시장 4평짜리 사무실에 모이게 했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올 1월. 아이디어와 오기만 믿고 회사를 세운 장흥순대표이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미래의 지도자 100인」에 선정됐다. 그는 『일본 첫 수출일정에 대느라 전 직원이 밤을 새며 만든 제품이 납땜이 떨어져 부품으로 분해됐던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창업초기 박사학위를 담보로 은행문턱이 닳도록 뛰어다니던 일, 미국수출품 하자보수로 비행기삯도 못벌어 적자에 허덕이던 당시의 배고픔도 잊지않고 있다.

터보테크의 「터보」는 「Truly Unceasingly Research Boys」 끊임없이 진지하게 연구하는 젊은이들이라는 의미. 인터넷과 통신분야의 공격마케팅에 나선 장사장의 벤처드림은 이제 나스닥으로 향하고 있다.

■우영

정밀기계의 핵심인 금형기술로 시작해 국내 최초로 노트북PC 모니터에 빛을 비추는 TFT-LCD(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소자) 백라이트 도광판을 개발한 우영의 박기점회장. 81년 그의 첫 사업자금은 집을 판 돈 740만원이 전부였다.

서울대 기계과와 도쿄(東京)대학원에서 소성가공학을 전공한 촉망받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인 박회장을 움직인 것은 도전정신이었다.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서 해보자』 그의 글은 정밀금형에 이어 반도체용 커넥터의 국산화 TFT-LCD 등으로 이어지는 마침표없는 도전정신의 기록이다.

IMF 부도위기, 외국업체의 인수유혹 등 시련도 있었다. 박회장의 경영철학은 먼저 투명성. 수위부터 회장까지 정해진 룰을 지키고 서로의 일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실천이다. 생각에만 그쳐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출근한 뒤 곧 바로 공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비트컴퓨터

비트의 성공신화는 극적이다. 「소프트웨어」사업분류조차 없던 83년, 서비스업으로 사업자등록을 낸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1호. 첫 사무실은 호텔방이었다. 그리고 주인공 조현정대표이사는 당시 대학3년생.

조사장은 『당시 나의 경쟁력은 아이디어와 「시간」뿐이었다』며 『목돈없이 24시간 일할 수 있는 일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첫 작품은 PC용 의료보험 청구프로그램. 대졸 초임 38만원이던 당시 조사장 등 3명의 직원은 첫해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 이래 16년동안 단 한차례의 마이너스 성장이 없는 비트는 현재 가상시술 소프트웨어 등 멀티미디어 등 사업에 진출, 의료정보종합솔루션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창고에서 창업한 미 「애플사」에 빗대 한국의 애플로 통하는 비트, 대학생벤처1호인 조사장의 꿈은 『나이 40에 기업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남산타워가 높은 것은 남산이라는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사회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림

한 초등학생의 병아리사육이 한국 육계산업의 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하림 창업주 김흥국사장. 병아리와의 인연은 농림고 진학, 고2때 형수 명의를 빌려 시작한 양계사업, 축산파통을 이기기 위한 「생산-가공-유통」 통합경영으로 이어졌다.

현재 하림의 성장신화는 동양최대의 도계공장과 부화장, 하루 200폰 생산능력의 육가공 공장으로 자랐다. 위기도 있었다. 김사장의 글에는 축산물 최초 KS마크 획득을 계기로 97년 신축한 매머드급 공장이 가동되자마자 터진 IMF한파와 IBRD 외자유치에 얽힌 시련의 경험담이 담담하게 담겨있다.

『그 사람들, 돈 빌려주면서 CEO의 인간성까지 따지더군요. 다행히 「A+」를 받았지만요』 94년 닭고기 파동때 시중「장작구이」붐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던 이야기 등 애피소드도 실었다. 57년 닭띠인 김사장은 『78년 닭 4,000마리로 시작한 이후 단 하루도 닭과 떨어져 있었던 적이 없었다』고 적었다. 우리 국민은 1인당 연간 2마리 이상 하림 닭을 먹고있다.

■ 한국정보통신

국내 신용카드 조회서비스시장 점유율 60%라는 기반으로 코스닥시장의 황제주에 등극한 한국정보통신 창업주 박헌서회장. 인터넷 쇼핑몰 지불시스템시장에 뛰어드나 싶더니 이를 기반으로 인터넷사업 본격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백화점카드, 수표조회에 이은 철도·항공권발매, 버스승차권 발매 IC카드 등 한국정보통신의 신용거래 「최초」기록 행진이 인터넷 전자상거래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한 발 앞서나가는 진취성. 미 코넬대 정보통신공학 박사출신인 박회장의 트레이드마크다.

박회장의 야심은 21세기 최고의 종합 VAN(부가가치통신)회사를 만든다는 것. 한 증시전문가는 지난달 『한국정보통신의 진로는 지금 추진중인 외자유치와 금융·교통 부가가치통신망 사업이 얼마나 진척될 지 여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그의 야심은 회사 기업문화로 자주 언급되는 「싸리울타리」, 즉 싸리울타리를 사이에 둔 이웃처럼 믿음과 신용이 통하는 열린 사회를 만들겠다는 꿈에서 출발한다.

■ 가산전자

지난해 10월8일 가산전자의 부도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설마…. 하지만 사실이었다. IMF한파로 환율과 원자재가는 치솟고 금융여신은 철저히 봉쇄됐다.

90년 창업이래 그래픽보드, 휴대폰, PC용지상파 디지털TV수신카드 등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년 40%이상 초고속성장을 이어온 가산이었다. 오봉환사장은 300명의 직원을 50명으로 줄였고 한달 뒤인 11월 개발팀(10명)마저 내보내야했다.

굴지의 PC업체, 용산전자상가 등 유통업체, 부품업체 등 463개업체가 「가산살리기 서명운동」을 벌였고 해외 협력업체와 채권자들도 이에 호응했다. 이듬해 1월 법원은 화의를 인가했다.

코스닥 유상증자를 통해 7월 90억원의 자금을 마련, 지능형 정보단말기 등 신규사업군에 총력을 쏟았다. 신제품을 히트를 치기 시작했고 때맞춰 발표된 국민PC 보급사업은 가산 회생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포기를 택하기에는 한 길에 너무 많은 것을 쏟아왔다』는 오사장. 그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YTC텔레콤

「전화를 받으면서 두 손으로 자유롭게 일할 수 없을까」지난해 전화시장에 돌풍을 몰고 온 핸즈프리(Hands-Free) 사오정전화기는 이렇게 탄생했다. 엉뚱한 발상의 위력. 그렇지만 지영천사장의 이력은 더 엉뚱하다.

조선대 약대를 졸업해 제약회사를 거친 전직 약사. 일상이 싫어 주식투자를 시작했고 80년대 말 증시호황덕에 사업밑천을 벌었다. 무역회사 지분참여로 임원이 된 뒤 사업지식을 익혔다.

하지만 지사장의 사업 자질은 가업인 도정공장을 이어받으면서 소포장쌀 백화점 납품 등으로 빛을 발하고 물류회사를 설립, 포장자동화와 바코드화로 벤처기업가의 면모를 과시했다.

97년 5명의 직원으로 YTC를 창업한 뒤 멀티미디어 교육시스템사업에 나섰다가 정부의 정보화지원이 중단되면서 쓴 맛을 보기도 했다.

이듬해 시행착오끝에 개발된 사오정전화기는 일본 니혼TV의 히트 예감상품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 8월에는 비인터넷기업 최단기간내 코스닥 등록 기록도 세웠다. 지사장의 다음 타깃은 멀티미디어사업. 「돈을 쫓기보다 일을 쫓겠다」는 게 지사장의 의지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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