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감금 등 혐의로 지난 10월말 구속된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 전 경감이 현재 수감중인 성동구치소에서 자신의 인생역정을 담을 자서전을 준비중인 것으로 5일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최근 담당 검사에게 「자서전을 쓸 생각이다」며 출판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왔다』고 말했다.이씨는 이 자서전에 자신이 작성하다 지병악화로 중단했던 「소년기의 6·25동란」이란 수기내용과 대공업무에 투신하게 된 배경, 김근태(金槿泰) 국민회의 부총재 고문사건 개입과정, 이후 도피행적 등을 상세히 기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수배기간중인 90년7월부터 97년까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자택에서 은신하면서 성경, 어학, 침술 등을 집중 연구, 5개분야의 개인연구서와 학습서 등 39권의 책을 쓴 바 있다.
이씨가 구속된 지 불과 두 달도 안돼 서둘러 자서전을 쓰기로 결심한 데는 무엇보다 자신과 가족들이 떠안고 있는 빚을 탕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씨 가족들이 안고 있는 부채는 11억여원. 이씨 둘째아들과 처남이 92년 이후 『사업을 하겠다』며 여러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한 돈이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또 부인도 1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
그러나 이씨의 용두동 집은 시가가 1억5,000만원에 불과한데다 부인의 미용실 역시 보증금이 500만원밖에 되지않아 이씨 가족들은 빚을 갚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