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배출한 프랑스의 최대 우파 정당에서 사상 첫 여성 총재가 탄생했다.4일 실시된 「공화국연합」(RPR) 총재 투표 결선에서 여성후보인 미셸 아리오 마리 전 청년·스포츠부장관(53·사진)이 60% 이상의 지지를 얻어 장 폴 드르부아 시장협의회의장(52)을 누르고 총재에 당선됐다. 1차 선거에서 1위를 한 드르부아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40%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아리오 마리 후보는 지난달 20일 4명의 후보가 나선 가운데 실시된 1차 투표에서 31%의 지지를 얻어 드르부아 후보(35%)에 이어 2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었다. 이날 승리로 아리오 마리 후보는 76년 시라크 대통령이 만든 거대 보수정당의 첫 여성총재로 떠올랐다.
아리오 마리 후보의 극적인 역전승은 1차 투표에서 3,4위를 한 후보들이 집중적으로 표를 밀어줘 이루어졌다.
프랑스 정가에서는 상원의원이며 시장협의회 회장으로 시라크 대통령의 공식지원을 받고 있는 드르부아 후보를 제치고 아리오 마리 총재가 탄생함에 따라 앞으로 시라크 대통령의 당운영에 많은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리오 마리 후보는 당선직후 『나의 승리는 모든 당원의 승리』라며 다수 당원의 뜻에 따르는 당운영을 약속했다.
공화국연합은 95년 시라크대통령의 당선으로 집권당이 됐으나 97년 국회해산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 사회당에 패배, 다수당의 자리를 내주고 야당으로 밀려났다. 공화국연합은 시라크 대통령이 총재직을 내놓은 94년 이후 총재가 3번이나 바뀐데다 최근에는 당의 노선에 불만을 품은 반대파가 탈당, 프랑스연합(RPF)을 만드는 등 당 전체가 정체성 위기에 빠져있다.
지난 46년 파리 근교에서 태어난 아리오 마리는 대학시절 법학 정치학 경제학 등을 복수전공했고 졸업후에는 공무원과 장관비서 등으로 일하며 정치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특히 95년 대선때는 공화국연합의 후보선정때 각 파벌의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호평을 받았다.
파리=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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