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가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여야 내부의 지역구 쟁탈전에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특히 국민회의가 심하다. 신당 창당으로 새 인적 자원들이 많이 충원돼 대폭 물갈이가 불가피한 때문이다.김대중 대통령이 공천기준 중 첫번째로 꼽은 당선가능성 항목은 현역 의원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공천희망자들이 즐겨 쓰는 소재. 전북의 A·B의원과 C전의원, 전남의 D의원 등은 『이미 지역구민에게 인심을 잃어 공천을 받아도 낙선한다』는 음해성 루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경우. 실제로 이들 지역에선 이미 여러 명의 당내외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신당측 386세대 인사가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서울 한 선거구의 모중진은 『여론조사결과 한나라당 위원장에게 크게 뒤져 있다』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의 영입파 의원들도 『전임 위원장측에서 경쟁력을 자꾸 문제삼고 있다』며 불평이 심하다.
국민회의 기존 의원과 국민신당측 영입인사들간의 알력도 심해지고 있다. 최근 추미애(서울 광진을)의원이 고위당직자회의 석상에서 『국민신당측 모 인사가 지역구를 돌아다니면서 비방을 일삼고 있다』며 지도부에게 거세게 항의했던 게 대표적인 예.
호남물갈이 문제도 지역구 쟁탈전의 주요 이슈중 하나. 『수도권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의원들은 호남물갈이를 위해 과감하게 지역구를 옮겨야 한다』는 출처 불명의 논리때문에 호남 유력 의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 지역 동교동 실세들은 이미 「면역」이 된 상태이고 최근에는 박상천총무 정동영의원도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
여당보다는 덜하지만 한나라당도 영남을 중심으로 몸살기가 심해지고 있다.
특히 김영삼 전대통령측 인사들이 집중적으로 뛰고 있는 부산 일부 선거구의 전운이 짙다. 최형우 의원의 출마가 어려운 부산 연제구에선 최의원 부인 원영일씨와 YS측 최광전보건복지부장관, 김용균 전법제처장 등이 얽혀 있다.
정형근(북 강서갑)의원은 YS측 문정수 전부산시장의 입성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창녕이 의령·함안과 통합될 게 확실시되면서 현역 윤한도(의령 함안) 노기태(창녕)의원과 YS가 미는 조홍래 전청와대 정무수석간의 3파전이 시작됐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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