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 내 빵이지?』근사하게 차려진 양식 테이블 앞에서 혹시 이런 고민을 한 적은 없는지. 「좌빵 우수」. 빵은 자신의 왼쪽, 술과 음료수는 오른쪽에 놓인 것을 먹는다는 양식예법을 잘 모른다면 당황할 법도 하다. 실제로 격식을 갖춘 자리에서 내 빵 먹었다, 남의 빵 먹었다 우왕좌왕하며 결례를 범한 경험도 있으리라.
각종 송년모임으로 분주한 세밑. 가족끼리, 혹은 직장동료나 친구 부부들과 함께 우아한 만찬모임을 가질 예정이라면 테이블 매너 정도는 미리미리 숙지해두자. 남의 나라 식사예절이라 서투른 것은 당연하지만, 기본적인 매너쯤은 익혀두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다. 롯데호텔 프랑스 식당 「쉔브룬」에서 웨이터겸 테이블 매너 강사로 활동중인 서상록(63·전 삼미그룹 부회장)씨는 『기왕 먹는 음식, 맛도 있고 멋도 있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테이블 매너』라며 『모르는 내용을 웨이터에게 물어볼줄만 알아도 기본 매너의 반은 익힌 셈』이라고 소개한다.
■식사 전 기본매너
패스트푸드점이 아닌 한 예약을 해두는 것은 기본. 날짜와 시간, 참석자수, 모임의 목적 등을 알려주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엔 반드시 화장실에 들러 손을 씻고 옷매무새도 다듬는다. 손으로 먹어야 하는 음식이 나올 수도 있는데다 식사도중 화장실에 가기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은 결례가 되기 때문이다.
식당에 들어선 뒤에는 아무 데나 앉지 말고 웨이터가 안내하는 자리에 앉는다. 앉을 때는 식탁과 자기 몸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의 간격을 두고 테이블에 바짝 다가앉아야 식사자세가 구부정하지 않고 음식도 흘리지 않는다. 여성들은 핸드백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고민 할 때가 많은데 의자등받이와 자신의 등 사이에 놓으면 무난하고 큰 물건은 바닥에 놓는다. 어떤 경우라도 식탁에 소지품을 올려놓는 것은 금물. 식탁 위에 올려진 냅킨은 주빈이 펴고난 다음에 펴는 것이 순서다. 반으로 접어서 무릎 위에 펼치고 입을 닦을 때는 안쪽 가장자리를 사용한다. 메뉴는 주요리부터 고른 뒤 전채요리, 수프, 샐러드 등을 고르면 되는데 어렵다고 생각되면 웨이터의 도움을 받는다.
■식사중 예절
식사가 시작될 때 부터 후식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해서 먹게되는 빵은 한입 크기를 손으로 떼어 버터를 발라 먹는다. 이빨자국이 남게 베어먹거나 빵 중간을 칼로 갈라 버터를 바르는 것은 결례다. 빵을 포함해 모든 음식은 「남이 말을 걸었을 때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을 정도」만을 입에 넣고 먹는 것이 예의. 유리잔에 담긴 음료수를 마실 때는 잔을 손바닥으로 감싸지 말고 자루부분을 엄지 검지 중지로 잡아야 온도가 변하지 않는다.
수프는 자기 앞쪽에서 바깥쪽으로(미국식), 혹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유럽식) 떠서 먹되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뜬 수프를 여러 번에 나누어 먹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접시를 중앙에 두고 오른쪽에 나이프, 왼쪽에 포크가 있는데 사용순서는 바깥쪽에서 안쪽순. 식사중에는 나이프와 포크를 여덟팔(八)자로, 식사가 끝나면 나란히 4시 방향으로 놓는다. 스테이크는 한꺼번에 썰어 놓고 나중에 먹는 것은 피한다. 고기가 쉽게 식어버려 스테이크의 참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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