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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객 27.6% "다시는 한국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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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객 27.6% "다시는 한국 안온다"

입력
1999.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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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다시 찾고 싶지 않습니다』중국 상하이(上海)의 한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왕호에이링(王慧玲·41·여)씨는 회사가 주선한 단체 관광객의 일원으로 지난달 10일 4박5일 일정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왕씨에게 한국은 3번째 해외여행지였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왕씨의 인상은 김포공항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왕씨는 그곳에서 마치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았다』 말했다. 『조선족의 불법입국을 막기위해서』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뒤따랐지만 한동안 분을 삭이지 못했다.

쇼핑을 하기위해 찾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도 왕씨의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의사소통은 아예 불가능했 손발짓으로 의류 몇벌을 골랐지만 이번에는 『물건이란 물건은 다 뒤집어 놓 겨우 옷 몇벌이냐』며 주인이 얼굴을 붉힌 것이다. 남대문시장 관광안내 박스에는 영어와 일어로 된 책자만 있지 중국어 책자는 없었다. 호텔 면세점에도 중국어를 할줄아는 직원은 없었다.

음식은 더욱 열악했다. 왕씨는 『한국에서 먹을 만한 것은 삼계탕밖에 없었다』며 『동행한 관광객 대부분이 배를 곯았다』 말했다. 기름기있는 음식을 먹어온 중국인들에게 한국 음식이 성에 찰리가 없는데다 대부분의 여행사가 덤핑가격으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다보니 형편없는 식단이 제공된 것.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7.6%가 『한국을 다시 찾지 않겠다』 관광소감을 밝혔다.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하 관광업계는 팔짱만 끼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제4차 한중 관광진흥협의회의 합의를 통해 한국여행 자유화지역이 중국전역으로 확대돼 내년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늘어날 여건이 마련됐지만 체계적인 손님맞이 준비가 안돼 눈앞에서 「황금알」을 놓칠 형편이다.

관광가이드인 화교 죠천즈(周辰子·30·여)씨는 『일본과 서구인 위주의 관광정책 탓에 중국인들은 가이드 없이는 시내관광 엄두를 내지못한다』며 『바닥에 앉아 식사하지 않는 중국인들에 대한 배려가 없 수시로 차를 마셔야하는데도 온수가 준비된 호텔은 전무하다』며 관광업계의 무신경을 꼬집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관광객 유치여행사 대부분이 동남아 쪽과 가격경쟁을 벌이다보니 덤핑관광을 치중할 수 밖에 없어 , 결국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며 『가격대별로 관광 상품을 다양화하 중국관광객의 편의 제공을 위한 정책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김현경기자

moo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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