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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보고서 유출사건] 김태정씨 과연 '입'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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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보고서 유출사건] 김태정씨 과연 '입' 열까

입력
1999.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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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김태정 전 법무장관을 3일 오전 소환 조사키로 함으로써 대통령보고서 유출사건 수사가 고비를 맞게 됐다. 김전장관은 베일에 싸여있는 사직동팀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의 작성 경위 및 출처를 규명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 또 박주선 전 청와대법무비서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사직동팀 최종보고서가 전 신동아그룹 부회장 박시언씨에게 건너가는 과정에서 김전장관이 「중간다리」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검찰은 김전장관을 통해 어느 정도는 일부 보고서내용의 누락 경위에도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김전장관이 순순히 입을 열어주느냐는 것이다. 김전장관은 특검에 출두하면서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의 출처와 관련,『사직동팀은 절대 아니다』며 『검찰의 장래를 위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전장관이 검찰에서도「정보원」이 누군지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 경우 보고서 유출 수사는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김전장관 소환에 앞서 경찰청 조사과(사직동팀)를 압수수색하고 과장인 최광식총경과 사직동팀 요원 4명을 소환, 조사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전장관이 입을 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압박용 단서」를 찾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박전비서관이나 최과장 등이 지금까지 최초보고서를 만든 적도 없다고 했는데 사직동팀이 이제와서 (최초보고서 작성 사실을)인정할 리 있겠느냐』며 소환된 사직동팀 요원들이 『최초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따라서 수사진행상 이번주 말께로 예상됐던 김전장관 소환을 전격적으로 앞당긴 것은 검찰이 사직동팀 조사에서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과 관련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김전장관 입을 통해서만 「의문」을 풀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정공법」을 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검찰이 이미 김전장관을 추궁할 수 있는 물증이나 단서를 확보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우선 김전장관을 상대로 비교적 쉽게 입을 열 수 있는 최종보고서 전달·유출 경위를 확인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전장관이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 출처에 대해 함구할 것에 대비, 일단 김전장관을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로 사법처리한 뒤 김전장관을 압박한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전장관이 검찰에서 의혹을 해소해 줄지, 아니면『검찰의 장래…』를 말하며 입을 닫고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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