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미친 사람처럼 (중선거구제를) 외치고 다닌 것처럼 보이지…』자민련 박태준 총재가 2일 이처럼 장탄식을 했다.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이 선거구제 타협을 시도하면서 자신이 강력히 드라이브 해온 중선거구제가 사실상 물건너 갈 분위기 이기 때문. 「사무라이」로 통하는 박총재가 결연한 표정으로 『역사에 기록을 남겨야지』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결단이 임박했음을 느끼게 한다.
박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워낙 고집불통들이라서…, 사리를 앞세우는 것 아니냐』고 소선거구제론자들을 겨냥했다. 그는 정치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한뒤『이대로 가면 어느때보다 혼탁한 지역주의 선거가 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총재는 이날 낮 차수명 이정무 의원등 영남권 원내외 15명과 오찬모임을 갖고 선거구제 대책을 숙의했다. 이 자리에서 상당수 영남권 의원들은 『중선거구제 관철을 다짐하는 서명작업을 벌이자』고 주장했다.
영남권 독자세력화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3당 3역회의 논의 결과를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맺고 끊음이 분명한 박총재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총리직 진출 자민련 총재직 고수 정계은퇴 선언 영남권 독자세력화 모색 등 갖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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