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의 아이들을 가르친다」낡고 열악한 시설에서 공부하는 학교교육 현장을 빗대는 말이다. 그러나 최근 학교건물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복도를 따라 교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일자형(一字)형에서 첨단시설을 갖춘 타원형의 미래형 학교가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학교건축은 60년대이후 공사비가 저렴하고, 증축과 관리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일자형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운동장과 건물만 있는 직사각형 학교가 학생들의 정서는 물론 도시미관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건축양식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96년 신축된 서울 중광초등학교 외벽에는 벽화가 그려지고, 대형 벽시계도 걸려 한결 산뜻한 느낌을 준다. 3층 옥상에는 인조잔디를 깐 놀이공간이 꾸며져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열린교실과 이동식 수업, 수준별 교육에 적합한 미래형 학교건물이 선보이고 있다. 2-3개 교실을 합반할 수 있도록 이동식 벽을 설치하거나, 20-80명이 수업할 수있는 다양한 규모의 교실이 특징.
2001년 9월 개교예정인 대전 유성구 노온초등학교는 건물 외관이 과학연구센터를 연상할 정도다. 타원과 원형으로 이뤄진 건물 사이사이에 정원이 조성되고, 저학년과 고학년이 따로 놀 수 있는 놀이공간도 별도로 마련된다. 2001년 3월 문을 여는 대구 달서구 상인고는 이동식 수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책과 체육복, 교재도구 등을 넣어두는 라커룸이 설치된다.
한국교육환경연구원은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우리나라 학교건축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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